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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Health] 염소도 아닌데… 이지경

원인 다양한 변비 예방법은
식이섬유는 무조건 좋다? 현미.통밀.콩.과일 껍질 등 가용성 아닌 불용성이 효과
바나나.감은 먹으면 안돼
굶거나 지나친 소식.폭식 등 불규칙한 식사도 변비 악화
기상 후 따뜻한 음료.식사로 밤새 운동 안한 장을 깨워줘야

[yes+ Health] 염소도 아닌데… 이지경

[yes+ Health] 염소도 아닌데… 이지경

변비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변비에 걸린 사람들은 증상을 모르고 넘어가거나 간단한 하제 투여나 민간요법으로 해결하기도 한다. 따라서 흔히 알려진 발병률보다 실제 발병률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한다.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변비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1년 58만3667명에서 2016년 65만251명으로 5년간 11.4% 증가했다.

변비는 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 가장 특징적이다. 하지만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준다 △딱딱한 변을 본다 △대변을 보고 싶지만 배출이 잘 되지 않는다 △배변 횟수가 적다 △완전하게 변이 배출되지 않는다 △화장실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다 등 여러 가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

변비는 정확한 진단이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다. 변비의 정의는 2016년 4번째로 개정된 로마 표준(Rome criteria)에 따라 완화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단단한 변이 지속적으로 있으면서 과민성장증후군의 기준에는 합당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최근 3개월까지 다음 6가지 증상 중 2가지 이상이 있을 때 변비로 진단한다.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가 4회 중 1회 이상 △단단한 변이 4회 중 1회 이상 △불완전한 배변감이 4회중 1회 이상 △항문 폐쇄감이 4회 중 1회 이상 △배변을 위해 손가락을 이용하거나 골반저 압박 등 부가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4회 중 1회 이상 △일주일에 3회 미만의 배변 등이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재 교수는 "변비는 성별, 식사량 등이 중요한 발병 원인"이라며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변비가 흔한데 성호르몬이나 임신, 심리적 영향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식습관도 변비 발생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변비는 일반적으로 하루 식사 횟수가 적고 섭취하는 칼로리가 적을 때 발생한다. 또 물을 덜 마시거나 섬유소 섭취가 적을 때도 나타나기 쉽다. 신체 활동이나 운동을 하지 못하면 역시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외에 신경성 질환도 변비를 유발한다. 중추신경계 질환은 파킨슨씨병, 척수병변, 다발성 경화증, 뇌혈관사고 등이 있다. 전신경화증, 아밀로이드증, 피부근육염 등 역시 변비를 유발시킬 수 있으며 우울증 등 정신과적 질환도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변비는 복용하는 약물로도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약물로는 항콜린성약물, 진통제, 항고혈압제 등이 있으며 정신과 약물, 항히스타민제, 철분제제, 칼슘제제, 제산제, 경구용혈당강하제 등도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긴장성과 이완성 변비로 구분

변비는 크게 이완성 변비와 긴장성 변비로 구분할 수 있다.

이완성 변비는 장의 운동이 정상보다 느려서 발생한다. 이 변비는 성인보다 어린이나 노인층에서 많이 나타나며 임신 시에도 여성호르몬의 영향 또는 칼슘제의 복용으로 나타난다. 특별히 배가 아프거나 불편하지는 않지만 며칠에 한 번씩 굵고 딱딱한 변을 보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는 반대로 대장이 지나치게 수축이 되어 변이 이동하지 못하는 상태를 긴장성 변비 또는 경련성 변비라고 한다. 항상 배가 묵직하고 헛배가 부르며, 배변이 매우 힘들고 때로는 배변 시 출혈이 동반되기도 한다. 변의 형태는 배변 초기에 딱딱하고 작은 덩어리가 똑똑 떨어지다가 점차 무르고 가는 변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젊은 성인에게 자주 나타난다.

■불용성 식이섬유소 섭취해야

변비에는 식이섬유소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식이섬유소는 인간의 소화효소로는 분해되지 않는 식물의 구성성분을 말한다. 이 식이섬유소는 비만이나 변비를 예방하고 대장암을 막아주며, 혈중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당뇨병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든 종류의 식이섬유소가 다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식이섬유소에는 '가용성 식이섬유소'와 '불용성 식이섬유소'가 있다.

가용성 식이섬유소 중 하나인 펙틴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체중감소나 변비에는 효과가 별로 없다. 반면 불용성 식이섬유소인 셀룰로오스는 변비에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지는 못한다. 따라서 변비에는 불용성 식이섬유소를 섭취해야 한다.

불용성 식이섬유소는 도정이 덜 된 곡류(현미, 통밀)나 콩에 많이 들어 있고 야채의 줄기부분, 과일의 껍질부분등에 들어 있다. 하지만 과일 중에 바나나와 감은 피해야 한다. 이들 과일에 들어 있는 타닌은 변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사가 원인인 긴장성 변비의 경우에는 불용성 식이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면 대장을 자극해 오히려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때는 도정된 곡류와 줄기의 거친 섬유질을 제거해 부드럽게 익힌 야채가 좋고, 과일도 껍질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변비 예방을 위해서는 굶는 다이어트, 습관적인 결식 등 지나친 소식과 폭식은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결식과 폭식을 반복하는 식습관은 장의 운동 리듬을 변화시켜 변비나 설사를 유발하기 쉽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따뜻한 음식이나 음료를 마시고 일정 시간 후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밤새도록 운동을 하지 않았던 장을 아침식사가 깨워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냉수나 찬 우유를 마시는 방법은 장이 약한 경우 자칫 설사를 유발할 수도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