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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들인 브릭스 정상회의, 北도발에 절반의 성공

미국 포함한 서방에 맞서는 글로벌 리더십 발휘했지만 北핵실험 규탄 등은 빛바래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통해 추구해온 '컨벤션 효과'가 절반의 성공에 그친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행사기간 동안 미국을 포함한 서방 세계와 맞서 브릭스5개국간 경제협력과 결속을 끌어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했다. 반면, 행사기간 북한의 6차핵실험 도발로 행사 분위기가 반감된 데 이어 중국이 공을 들여 추진했던 브릭스 플러스(+) 협력모델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도 기대에 못미쳤다는 지적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포함된 브릭스 정상회의가 푸젠성 샤먼에서 2박3일 일정을 소화하며 '샤먼 선언'을 채택하고 5일 폐막했다.

시 주석은 이번 행사기간 동안 대외적으로 글로벌 리더십 선전 및 국내적으로 시 주석의 세계지도자 면모 과시라는 두 토끼 잡기에 나섰다. 이에 브릭스 5개국간 결속 강화와 미국에 맞서는 경제협력 구축 및 개발도상국간의 남남협력 모델을 제시하는 등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통합 경제공동체 설립 행보에 속도를 냈다. 아울러 내달 18일 열리는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1인 권력 강화에 나선 시주석은 이번 회의를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 모델을 제시한 지도자 역량도 과시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이날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중요 국제현안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글로벌 경제구조의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세계 경제가 다자간 무역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파리 기후변화 협약도 저항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행보를 간접 비판했다.

더구나 시 주석은 회견에 앞서 이집트 등 개도국과의 확대 정상회의에서 남남협력에 5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흥경제국과 개도국이 브릭스 체제와 개도국 모임 77그룹(G-77) 등 메커니즘을 잘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가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 강화 선전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것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중국이 올 하반기 최대 외교 치적으로 공들여온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 직전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해 행사 성과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브릭스 5개국 정상은 샤먼 선언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 규탄하면서 이번 행사의 본래 취지가 주목받지 못했다.

중국이 공을 들여 추진했던 브릭스 플러스(+) 협력모델도 회원국들의 적극적 지지를 얻지 못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기존 브릭스 5개국에 회원국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에 이번 행사에 중국은 태국, 멕시코, 이집트, 타지키스탄, 케냐를 초청했다. 그러나 중국이 갈구했던 브릭스 플러스(+) 협력모델은 회원국들의 우려에 막혀 간단히 한 구절만 들어가는 데 그쳤다. 중국이 자국 이익을 위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친중국 성향의 회원국을 늘리려 한다는 회원국들의 우려 탓이다.


아울러 샤먼 선언이 중국의 우방인 파키스탄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반 테러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점도 중국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건전하고 안정적인 양자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양국간 정상회담은 히말라야 도카라 지역에서 73일간의 국경 대치가 종식된 이후 처음이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