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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에도 자리지키던 외국인, 하루 만에 돌아서

美日 "군사적 대응 고려" 등 위기감 고조되면서 '팔자'
매도세 당분간 이어질 듯

북한의 6차 핵실험에도 코스피를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켰던 외국인이 하루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지난 3일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는 와중에도 외국인은 정보기술(IT)주 위주로 종목을 사들이며 자리를 지키는 듯 보였으나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이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 213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659억원을 팔아치웠으며, 기관만 2430억원을 순매수했다.

전 거래일인 지난 4일 외국인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했음에도 코스피 시장에서 66억원을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매도세로 돌아서지 않은 모습에 시장은 의외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들은 대부분이 IT와 화장품 등 '수출주'였다. 수출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한반도가 아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염두하고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지난 4일 엔씨소프트, SK하이닉스, LG이노텍, 카카오, 아모레퍼시픽 등의 순으로 코스피 종목을 사들였다.

하루만에 외국인이 다시 매도세로 돌아선 이유로는 북핵 리스크로 인해 국내 증시가 단기적 조정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다.

특히 오는 9일 북한 건국절까지 겹쳐 북핵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외국인의 매도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핵 실험으로 코스피의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며 여기에 미국과 일본은 군사적 대응까지 고려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고, 중국까지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북한 리스크가 누적되어 온 만큼 단기간에 봉합되기보다는 당분간 위기감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 폐기 이슈, 미국.유럽 통화정책회의를 앞둔데 따른 불확실성이 가세할 경우 IT 뿐 만 아니라 소재.산업재에도 하락압력이 가중될 전망이다"며 "이 경우 외국인 투자심리 위축, 이로 인한 대규모 매물출회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547억원 순매도했으며, 기관도 300억원 팔아치웠다 개인만 홀로 코스닥 시장에서 902억원 순매수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