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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6차 핵실험 후폭풍]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 北 주요시설 타격력 강화

지하벙커 파괴 위해선 기술보완 필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전화통화에서 한.미 미사일지침의 탄두 중량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를 감행한 북한에 대한 실효적 군사대응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미 양국이 1979년 한.미 미사일지침에 합의한 지 38년 만에 우리 군의 미사일 탄두 중량제한이 사라지면서 갱도화된 북한의 지하 군사시설에 대한 타격력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탄두 중량제한 해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탄두중량 늘어도 지하시설 파괴력 증대 위한 기술보완 필요

군의 한 소식통은 5일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제한이 해제되더라도 보완돼야 할 기술적 문제가 있다"면서 "탄두 중량 증대로 파괴력은 늘겠지만 지하 깊숙이 자리잡은 시설을 완전히 파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현재 한·미 미사일지침은 사거리 800㎞, 미사일 탄두 중량은 500㎏을 넘지 않도록 제한돼 있다. 트레이드 오프(trade-off) 제한이 사거리까지 연장하는 것인지 두고 봐야겠지만, 사거리와 탄두 중량이 늘어날수록 정확성이 떨어진다"면서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의 기술이전 협의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탄두 중량이 늘어나도 사실상 갱도화 진지의 초입이나 일부 갱도를 무너트려 도발을 저지.지연시키는 수준이다. 지하시설에 대한 파괴력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폭탄의 어머니'로 불리는 'GBU-43 MOAB'와 같이 지하관통탄을 적용, 중량 타격과 추가 관통력을 증대시키는 기술이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300㎞의 '현무-2A'와 500㎞의 '현무-2B', 800㎞의 '현무-2C' 등이다. 현무-2C는 남부 지방에 배치해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이지만 탄두 중량이 500㎏으로 제한돼 비행장 활주로를 파괴하는 정도로 위력에 한계가 있었다.

■北 탄도미사일 효과적 제압 위한 군수지원·운용계획 필요

안보정책네트웍스 홍성민 대표는 "탄두 중량에 대한 제한 해제는 미사일 주권 회복과 북한의 주요시설 타격력 강화라는 차원에서 환영할 일"이라면서 "북한은 비교적 개발비용이 저렴한 탄도미사일을 1000기 이상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한 무력화 또는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기 위해서는 북한의 보유량보다 2~3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군 소식통은 "탄도미사일 보유수량도 중요하다"면서도 "그것보다 우선적인 것은 타격 가능한 적 표적의 위치정보 확보와 늘어난 화력계획 수요를 뒷받침할 군수지원 체계"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탄두 중량제한을 해제하면 탄도미사일 사거리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탄두중량 제한 해제는 미사일 주권을 확보 할 수 있다는 강한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서울에서 중국까지의 비행거리는 약 950㎞로, 우리 군이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에 1t 이상의 탄두 중량을 탑재하는 기술을 확보할 경우 탄두 중량을 낮추면 사거리 1000㎞ 이상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