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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쁜 사람' 노태강 "사임 압박 '윗선' 지시라고 들었다"

'참 나쁜 사람' 노태강 "사임 압박 '윗선' 지시라고 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 좌천된 것으로 알려진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현 2차관)이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에서 물러나게 된 이유에 대해 ‘장관 윗선’의 지시로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날 노 전 국장은 박 전 대통령과 법정에서 처음으로 대면했다.

노 전 국장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의 좌천부터 사임에 이르기까지 경위에 대해 밝혔다.

노 전 국장은 2013년 최씨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승마협회 관련 비리를 조사하던 중 최씨의 최측근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한 달간 직무정지 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문책성 인사이동을 당했다.

자리를 옮긴 노 전 국장은 2015년 12월경부터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국립중앙박물관의 프랑스미술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프랑스 측은 국립중앙박물관의 공동주최기관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단순히 장소대여만 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다툼으로 이어졌다. 결국 미술전은 무산됐다.

이후 노 전 국장은 당시 박민권 전 문체부 1차관 등으로부터 대통령이 방문을 원하는 행사인데 무산됐으니 책임질 것을 요구받았다
노 전 국장은 “의무지시를 한 경우 종종 그런식으로 압박해온다”며 이후 산하기관에 자리가 마련됐으니 후배를 위해 용퇴해달라고 종용받았다며 누구의 지시인지 묻자 ‘장관 윗선’이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노 전 국장이 버티려고 했으나 부하직원들에 대한 불이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자 옷을 벗었다
그는 “실제 전시과장 등 인사조치가 저에게 보내는 압박으로 이해했다”며 “전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직장상사로 지켜줄 힘이 없다고 말하고 사표를 냈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최씨 변호인은 최씨가 안정이 필요하다며 변론 분리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15분 가량 휴정이 벌어지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이날 오전 최씨가 자신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증인신문조서가 제출되고, 최씨 변호인이 정씨에 대한 변호인에서 사임하게 되면서 감정이 격해졌다고 밝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