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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 소환…‘정치권 게이트’ 비화 조짐

檢, 정치자금 후원 정황 포착.. 후원금 출처 위법 여부 수사

검찰이 분식회계.채용비리 등 경영비리 의혹을 받는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를 19일 소환했다.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한 지 2개월만이다.

하 전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 정치인들에게 정치 자금을 후원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정치권으로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하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정치권으로 비자금이 흘러갔다는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 후원금 출처 위법 여부 수사할 듯

앞서 하 전 대표는 친박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정치자금을 후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국회의원 후원회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하 전 대표는 지난해 2월과 3월 2차례에 걸쳐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A의원에게 총 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하 전 대표는 2014년에도 당시 새누리당 친박계로 분류됐던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B의원에게 총 400만원을 후원했다. 2012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게 1000만원의 정치자금을 후원했다.

정치자금법은 후원자 1명이 후원회 1곳에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선과 대선 경선 후보자의 후원회에는 1000만원까지 낼 수 있다.

하 전 대표의 후원이 위법은 아니지만 후원금 출처가 불법적으로 조성된 비자금인지 등에 대한 수사가 예상된다.

하 전 대표는 이날 '분식회계와 채용비리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면서 KAI가 비리의 온상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오해가 있다면 성실히 답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경영비리 의혹 집중 추궁

검찰은 하 전 대표를 상대로 대규모 분식회계, 원가 부풀리기, 부정 채용, 비자금 조성 등 그간 KAI에 제기된 각종 경영비리 의혹 전반에 관여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2013∼2017년 KAI 대표로 재직한 하 전 대표는 경영비리 혐의 전반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하 전 대표가 연임을 목표로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분식회계를 직접 지시하거나 묵인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KAI는 유력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 고위 간부들 청탁을 받고 부당하게 10여명의 사원을 채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밖에 하 전 대표는 측근 인사들이 퇴사해 차린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