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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Money] 주식투자, 읽지 않으면 잃는다

'투자전문' 황우성씨, '회계전문'김태경씨와 의기투합
저술서'어서와, 주식투자는 처음이지?'통해 비법 공개
재무제표서 '자산.매출.이익' 개념만 알아도 투자 성공
하루종일 주가 집착 금물… 기사.공시 체크위해 30분만

[Money & Money] 주식투자, 읽지 않으면 잃는다
황우성 하나금융투자 과장(왼쪽)과 김태경 포스코켐텍 회계사. 황우성 하나금융투자와 김태경 포스코켐텍 회계사가 함께 쓴 책 ''어서 와, 주식투자는 처음이지?'는 대화체로 구성돼 주식투자 입문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 속한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서 단돈 5000원이라도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에서 만난 황우성 하나금융투자 과장과 김태경 포스코켐텍 회계사가 성공적인 주식투자의 비법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황 과장과 김 회계사는 지난 7월 출간된 책 '어서 와, 주식투자는 처음이지?'의 공동저자다.

둘은 지금이야말로 주식투자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저금리시대에 연봉은 보통 1년에 채 10%도 오르지 않지만, 소유한 주식의 가치는 급격하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투자에 비해 세금이 거의 없는데다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황 과장은 하나금융투자에 업무직으로 입사해 주식 챔피언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주식투자를 다룬 책은 시중에 많지만 정말 쉽게 쓰인 책은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단, 주식투자에 대해 제대로 알리려면 기업분석을 위한 회계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순간 그의 머리에 김 회계사가 떠올랐다.

김 회계사는 10년 공부 끝에 회계사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자신이 어렵게 터득한 기업분석 개념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재무제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에프에스(FS)봇'을 만들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초심자를 위한 쉬운 주식투자 입문서'을 준비하던 황 과장이 김 회계사와 의기투합한 이유다.

이 책에서 둘은 '가치투자'를 강조한다. 황 과장은 "실제 기업의 가치보다 주가가 현저히 떨어져 있는 종목을 사놓고, 본래 가치만큼 주가가 오르길 기다렸다가 수익을 얻는 것이 가치투자"라며 "많은 자료를 읽어 기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판단만 한다면 절대 돈을 잃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읽지 않는 투자자는 잃지 않을 수 없다"며 "주식투자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많이 읽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평소 관심있는 분야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했다.

김 회계사에 따르면 정확한 판단의 근거는 언제나 기업의 재무제표다. 그는 "사람들은 재무제표를 어렵게 생각하지만, 그냥 회사의 가계부라고 생각하면 쉽다"며 "재무제표를 통해 매출, 영업이익, 자본금, 이익잉여금 등을 파악해 회사가 잘된다는 소문이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주식투자에 선뜻 나서기란 쉽지 않다. '개미 필패 법칙'이란 말도 있듯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기관이나 외국인에게 패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황 과장과 김 회계사는 이 통념을 깨고 누구나 관심을 갖고 공부하면 주식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황 과장은 "개인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기관이나 투자전문가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뉴스, 보고서, 공시 등 사실 정보는 엄청나게 널려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슈퍼개미'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며 가치투자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계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주위에서 들은 말만 갖고 주식을 사거나 판다"며 "재무제표의 자산, 매출, 이익 개념만 알아도 투자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책에서 둘은 재무제표의 구성과 의미를 대화체를 이용해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전달하려고 애썼다.

주식투자에 관심은 많지만 직장생활에 치여 시간이 없는 개인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황 과장과 김 회계사는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만 들여도 주식투자의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황 과장은 "아침에 관심있는 종목과 관련된 기사를 보는 데 10분, 오후에 새로 뜨는 기사를 체크하는 데 10분, 저녁에 공시나 새로운 발표 같은 걸 살펴보는 데 10분만 투자하면 적어도 해당 회사의 임직원들만큼 회사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계사도 "포털사이트 증권 메뉴에 들어가면 각종 공시와 재무제표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고, 부채비율이나 영업이익률도 다 볼 수 있다"며 성공적인 주식투자를 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의견을 보탰다.

김 회계사는 오히려 주식투자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 것이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주식매매프로그램을 설치해놓고 하루종일 그것만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특정 시간에만 주가를 확인하는 원칙을 스스로 정해놔야 주가가 자신이 판단한 기업가치에 다다를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과장은 마인드컨트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가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1~2년 뒤에 2~3배를 생각하는 계획을 세우고 투자해야 한다"며 "매일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면 전투는 이기는데 전선이 나가지 않는 것처럼, 수수료만 나갈 뿐 자산이 확 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