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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쇼通’보다 ‘진심’이 필요할 때

[차장칼럼] ‘쇼通’보다 ‘진심’이 필요할 때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이 이르면 오는 27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북핵 해법을 둘러싼 한·미·일 공조 등 다양한 성과를 공유하고 여야를 떠나 초당적 협력 기조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무엇보다 미국과 북한이 서로의 감정선을 여과 없이 건드리면서 최고조에 달한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의 협치방식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청와대 회동에 불참하겠다고 한다. 이유는 서로의 안보관, 국가관이 확연히 다른 마당에 만나서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들러리 회동은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참 아쉬운 대목이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될수록 제1 야당으로서 청와대와 여당, 다른 야당을 향해 '고차원'의 전략적 해법을 제시해야 할 때 아닌가. 안보관이 다르니 만날 이유가 없다니 이럴수록 더 만나서 서로의 입장을 내놓고 전략적 해법을 공유, 제안할 것은 제안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는 대승적 자세가 필요하지 않은가.

내심 단독 영수회담을 바라는 속내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작금의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청와대와 정치권이 한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우리가 '운전석'에서 북핵 문제를 주도하기 위한 묘안을 짜내야 한다. 제1 야당으로서 문재인정부의 대북관, 안보관, 전략적 대응 기조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국민이 보는 앞에서 '준엄한' 요구를 하는 것도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수권정당을 향해 가는 제1 야당의 책무다.

비상 상황이 아닌 평시라면 전략적 거부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문자 그대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전개되는 가운데 청와대, 여야대표 회동 불참은 '정치적 몽니'로 비칠 수 있다. 투철한 국가안보 정립을 제1의 가치로 설정한 보수정당으로서 국민 안위를 걱정한다면 마땅히 회동을 통해 보수정당으로서 대안과 해법을 내놓는 게 마땅하다.

물론 여야 5당이 참여하면 충분한 논의를 위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고, 현장여건 등이 매우 제약적일 수는 있다. 자칫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협치보다는 보여주기식 '쇼통(show 通)'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핵이라는 무거운 의제와 사안의 중요성, 시기적 타이밍을 고려할 때 직접 만나 얘기하고 대안과 해법 모색을 위한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여권도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안 부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과정을 거치면서 협치의 중요성을 절감한 만큼 회동 성사를 위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무릇 정치가 대화와 타협을 통한 고차방정식 해결 과정이라면 제1 야당에 대한 예우를 갖추고 몇 번이고 읍소해서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특히 청와대와 여당이 진정한 소통을 위한 '협치 제도화 방안'을 야당과 협의를 통해 모색하기를 제언한다. 지금이야말로 진심 어린 '정치적 성의'가 필요할 때다.

정인홍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