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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막말·정쟁 내려놓고 ‘차례상 여론전’ 돌입한다

추석 연휴 앞두고 민심 촉각.. 靑, 여야 회동 협치모드 돌입
명절 뒤 국감 충돌은 불가피
與, 보수집권 10년 적폐 강조.. 野, 안보이슈 등 공세 나설듯

정치권, 막말·정쟁 내려놓고 ‘차례상 여론전’ 돌입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부싸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으로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오른쪽)이 25일 정우택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닷새 앞둔 25일 여야가 총성을 멈추고 한가위 민심 살피기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막말 논란은 규모면에선 정국을 뜨겁게 달굴 빅이슈꺼리였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가 "재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기수습에 나서면서 불씨가 잦아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막말정치 중단을 촉구했지만 확전은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모두가 정쟁을 잠시 멈추고 차례상 민심 살피기에 나선 것이다.

■ 차례상 민심에 정치권 촉각

이번 추석은 현 정부 출범이후 첫 명절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이 특히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차례상은 민심의 용광로로 불린다. 전국에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이고, 차례상 앞에서 정치.경제.사회 모든 생각들을 쏟아낸다. 특히 이번 추석 명절에는 전.현 정부의 평가 등이 주요 얘기꺼리로 오를 전망이다. 청와대와 여당이 지난 주말부터 협치를 주제로 여야대표 청와대 초청회동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문재인 대통령도 25일 "정치권이 협치를 추석 선물로 국민에게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회동이 성사되더라도 정국이 대치 대신 협치 모드로 급격히 전환되기는 쉽지는 않아 보인다. 당장 여야가 추석 뒤 국정감사나 정기국회 입법.예산전쟁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이번 정기국회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전초전 성격이어서 복잡한 정치환경에 누구도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불가피하다.

여당은 정부 출범 뒤 첫 성적표가 이번 정기국회 활약에 달렸다. 야당은 이번 국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만 지방선거에서 생존할 수 있다.

■ 국정감사 여야 정면 대결 파열음 예고

명절 뒤 10월 12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는 이번 정기국회 여야 대치 국면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각당은 이 기간내 국정감사 종합상황실까지 설치하고 총력전을 벼르고 있다.

여당은 지난 보수 정부 10년의 실정 등 적폐청산에 초점을 맞췄다. 전 정부의 방송장악 의혹, 문화계 '블랙리스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이 주요 국정감사 메뉴다.

보수야당에선 현 정부 출범 이후 안보 이슈 등 각종 혼선 등을 새로운 적폐로 규정했다. 주로 일자리 대책, 탈원전,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이 쟁점이다.

국감전쟁 뒤에도 2라운드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현 정부의 각종 개혁입법이나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기싸움이다.

여당이 내놓은 개혁 법안 가운데는 권력기관 개혁 쟁점 가운데는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정원법 개정안, 사법부 개혁을 위한 공수처법, 초고소득자 증세, 최저임금 인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각종 부수법안 이 여야간 첨예한 입장차 속에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야당은 권력기관 개혁 방향에는 큰 틀에서 공감하면서도 현 정부의 입김도 배제하자며 맞서고 있다.
복지나 세법 관련 법안도 사안마다 의견이 달라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심의도 넘어야할 산인다. 야당은 현 정부의 개혁 관련 예산안이 혈세낭비가 아닌지 현미경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