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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1000억 벤처 513곳의 비결? 정석대로 'R&D 투자'

작년 사상 첫 500곳 돌파
3년 연속 20% 이상 매출 증가 슈퍼 가젤형 기업도 28곳
매출액 2.4% 'R&D 투자' 대기업 1.5%보다 높아
업력 10년 미만 기업은 줄어

연매출 1000억 벤처 513곳의 비결? 정석대로 'R&D 투자'

국내 정보기술(IT)솔루션 기업 데이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1008억원을 기록하며 '천억벤처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데이타솔루션은 핵심 경쟁력인 빅 데이터 및 예측분석 컨설팅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에듀 센터를 설립하는 등 인재 교육을 강화했다. 덕분에 국내에서 정형 데이터, 비정형 데이터, 데이터 크롤링 등의 데이터 관련 모든 사업 분야를 다룰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자 사회과학 통계패키지(SPSS)에서 현재 90% 가까운 시장을 점유하게 됐다. 데이터부문 매출 비중도 5%대에서 16%로 끌어올렸다.

■벤처천억기업 역대 최대, 신규진입 95%가 中企

지난해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벤처출신 기업(일명 벤처천억기업)이 사상 처음으로 500개를 넘어섰다. 대기업이 3년 연속 저성장하는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벤처기업들이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벤처기업협회(이하 벤처협회)는 2016년 기준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천억기업이 513곳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중기부와 벤처협회는 지난 1998년 벤처확인제도 시행 이후 1회 이상 벤처확인을 받고 경영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6만1301개 기업 중 2016년 매출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의 경영성과를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2005년부터 매년 조사, 발표하고 있다.

생애 최초로 벤처천억기업에 진입한 기업은 58곳으로 전년보다 3곳 늘었다. 3년 연속 20% 이상 매출이 증가한 '슈퍼 가젤형 기업'도 28곳으로 전년보다 55.6%나 증가했다.

그러나 업력 10년 미만의 젊은 기업은 14곳에서 11곳으로 줄었다. 이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저성장 기조의 영향으로 기업 성장의 속도가 이전보다 감소하고 있다는게 중기부의 해석이다.

매출 규모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군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벤처천억기업 순증 기업 수 39개 중 37개(94.9%)가 중소기업이다. 반면 중견기업은 292개로 전년보다 2곳 늘어나는데 그쳤다. 벤처천억기업 전체 종사자 수는 17만9172명에서 19만3490명으로 1만4318명(8.0%) 증가했으며 기업당 평균 종사자수도 378명에서 385.4명으로 7.4명(1.9%) 늘었다.

■벤처 R&D투자 비중 대기업보다 높아

벤처천억기업의 총 매출은 지난해 107조원으로 전년보다 6%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8.1%로 대기업(6.1%), 중소기업(6.0%)보다 앞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꾸준한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실제 벤처천억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2.4%로 대기업(1.5%)이나 중소기업(0.7%)보다 높았다.

산업재산권 등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천억벤처기업의 평균 산업재산권 보유건수는 94건으로 2015년보다 4.4% 늘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산업 재산권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연구 인력 확보 등 기술 혁신이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며 "매출액 대비 꾸준한 연구 개발 투자 노력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김영태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정책과 과장은 "저성장 기조의 영향으로 성장의 속도는 다소 늦어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일자리 창출 등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벤처출신 기업들이 성장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