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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원재 문화비축기지 협치위원회 부위원장 “석유비축기지 재창조 문화관광상품화”

“서울의 생태.문화가치 담아 시민들의 공간으로 꾸며져”

[인터뷰] 이원재 문화비축기지 협치위원회 부위원장 “석유비축기지 재창조 문화관광상품화”

서울 마포 상암동에 있는 문화비축기지는 서울시가 옛 석유비축기지를 재창조한 문화관광상품이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서쪽의 매봉산 자락에 자리한 1급 보안시설이다. 이 건축물은 당초 1973년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1차 석유 파동으로 국내 경기가 위기를 맞자 유사시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위해 서울시가 국가보조금으로 1976~1978년 건설했다. 지난 40여년간 일반인의 접근이 통제됐다. 이 건축물이 문화비축기지로 변신해 다음달 14일 시민들의 곁으로 온다.

이원재 문화비축기지 협치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은 "지난 3년 동안 문화비축기지 조성에 참여했다"며 "서울의 생태,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 갈 시민들의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문화비축기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꾸준하게 노력해 온 '문화적 가치가 담긴 도시재생' '시민 협치에 기반한 공간 조성'의 가치가 가장 잘 담겨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시는 초기부터 이 사업을 시민주도형 '도시재생' 프로세스를 적용했다. 앞으로 운영도 문화, 도시, 건축, 공원 등의 전문가와 지역 주체로 구성된 '문화비축기지 협치위원회'가 한다.

이 부위원장은 시민주도형 공간조성 및 협치형 운영모델과 함께 '생태친화적인 공간'을 문화비축기지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말했다. '친생태' '친환경'은 문화비축기지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다. 문화비축기지 내 모든 건축물은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냉.난방을 해결한다. 화장실과 조경용수는 생활하수와 빗물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그는 "문화비축기지는 친환경 건축물 조성에 머물지 않고 생태적인 삶과 문화가 머물고 교류할 수 있는 문화기지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문화비축기지는 축구장 22개 규모(14만22㎡)와 맞먹는다. 이 가운데 거리공연, 시민시장, 제작문화, 소풍 등이 가능한 열린공간(문화마당, 35,212㎡)이 자리하고 그 주변을 6개의 탱크(T1~T6, 104,810㎡)가 둘러싸고 있다. 탱크들의 경우 내외장재, 옹벽 등 하나부터 열까지 기존 자원들을 재생하고 재활용했다.

가솔린, 디젤, 벙커씨유 같은 유류를 보존하던 탱크들은 최대한 외부 원형을 살려 복합문화공간, 이야기관 같은 문화시설로 다시 태어났다.

뉴욕 애플스토어 같은 유리돔(T1), 기존 탱크의 철재를 모두 제거해 만든 공연장(T2), 탱크 상부 구멍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마치 숲속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공간(T4)까지 문화비축기지만의 독특한 공간 특성을 활용한 구조물이 눈에 띈다.
기존 탱크 원형 그대로를 살려 송유관 등 석유비축기지 조성 당시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T3)과 1.2번 탱크에서 걷어낸 철판을 내.외장재로 재활용하고 조립해 카페, 회의실, 강의실 등을 새롭게 만들어낸 커뮤니티센터(T6)가 눈여겨 볼만하다.

이 부위원장은 문화비축기지가 우리 사회의 시대 변화와 요구를 가장 적절하게 보여주는 상징 공간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민들 스스로 경쟁과 성장이 중요했던 '석유의 시대'를 떠나보내고 협력과 공존이 중요한 '문화의 시대'를 만들어가야 할 때"라며 "문화비축기지는 서울의 변화와 미래의 가치에 대한 상징이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