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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안가리는 재건축 수주 경쟁

연일 폭로전에 부동산 정책 무력화 시도까지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한 건설사들의 과열 경쟁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시공사 선정을 놓고 벼랑끝 대치중인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이사비 지원문제로 서로 폭로와 반박을 오가는 공방을 벌였고, 롯데건설은 또다른 사업장에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 세제지원이라는 정부 정책을 무력화 시키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과열경쟁이 건설업계에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또 다른 강력한 규제를 불러들이는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재건축 이사비 과도한 지원 업체간 공방

25일 현대건설과 GS건설은 하루 동안 재건축 수주를 위한 도넘은 이사비 지원을 놓고 공격과 반격을 내놓는 이전투구를 벌였다. 포문은 이사비 7000만원 지원에 브레이크가 걸린 현대건설이 열었다. 현대건설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GS건설도 올해 초 경기 광명 12R에서 3000만원, 작년 말 부산 우동3구역에서 5000만원(대여포함) 등 이사비 제안을 했다"면서 "또 최근 롯데건설이 한신4차에서 2000만원, 잠실미성크로바에서 4000만원(이사비+이주촉진비), 대우건설도 신반포15차 수주에서 3000만원 등의 이사비를 지원해 반포1단지의 이사비 제재와의 형평성 여부에 의문이 들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현대건설이 반포주공 1단지 조합에 제시한 이사비 7000만원은 과도해 위법소지가 있다"며 시정을 지시했고 현대측은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4일만에 다른 건설사들도 수천만원씩 이사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반포주공 1단지와 전혀 무관한 곳까지 끌어들이며 문제를 제기한 것.

수주전 상대인 GS건설도 즉각 반박했다. GS건설은 반박자료를 통해 "이(현대건설) 자료는 현장 홍보요원들이 쓰는 전형적인 음해성 홍보전단지에 근거한 것으로 이미 팩트 체크를 통해 조합원들을 상대로 바로 잡은 바 있다"면서 "통상적 이사비는 무상 이사비 기준으로 500~1000만원 선이었으며 반포주공1단지에서 논란이 된 이사비는 공짜로 주는 무상만 7000만원"이라고 반박했다.

■롯데건설 "초과이익환수금 대납" 파문

이런 가운데 잠실에서는 미성.크로바 아파트재건축과 한신4지구 조합원들에게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 일부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은 조합원이 재건축 사업으로 얻은 이익을 세금으로 내는 것으로 1인당 평균 3000만원이 넘을 경우 이익의 최대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롯데건설은 잠실 미성아파트.크로바 맨션 569억원, 한신4지구에는 579억원의 초과이익환수금 지원을 제안했다. 이들 조합들이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지 못했을 때 내야 하는 초과이익환수금의 절반 가량이다.

이와함께 조합원 1인당 이사비 2000만원 지급, 초과이익환수금 상당의 공사비 인하 등을 함께 제시해 조합이 세가지 안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초과이익환수금 지원 자체가 정부의 정책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사들이 자기 이익을 줄여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이사비 7000만원이나 초과이익환수금 부담은 사회적으로 위화감을 조성하고 정부정책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사비를 줄여주거나 마감재를 고급화하는 등의 정상적인 경쟁을 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가다가는 재건축에 적자수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임광복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