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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감]與도 野도 감사원에 "정권 눈치 보느냐" 질타

세월호·4대강·수리온 헬기 등 독립성 문제 제기 
임기 40여일 남긴 황찬현 "무슨 말을 그리하시나"

[2017 국감]與도 野도 감사원에 "정권 눈치 보느냐" 질타
황찬현 감사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서울 북촌로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은 감사원의 공정성·독립성 문제를 제기했다.

여당은 세월호 감사 등 전임 정권의 감사 문제를 캐물었고 야당은 수리온 헬기 감사, 4대강 사업 재감사 등이 정치보복이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감사원이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제기한 것이다.

■與 '세월호' 野 '수리온헬기·4대강' 겨냥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의 감사원 관련 문구를 제시하며 "감사원과 청와대가 사전에 조율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 당시 청와대와 사전에 조율하거나 연락한 적이 없느냐"고 물었고 이에 황찬현 감사원장은 "조율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김 전 수석의 2014년 10월 8일 업무일지를 보면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가 있을 건데 미리 받아 코멘트를 주라'는 취지의 구절이 있다. 이는 단순히 보고받는 것을 넘어 코멘트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황 원장은 "감사결과를 확정한 게 10월 2일"이라며 "감사위에서 확정된 결과는 임의로 수정하는 게 불가능하다. 코멘트를 받아 수정했다는 의심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은 수리온 헬기 감사결과 공개를 문제 삼았다.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은 "수리온 헬기와 관련해 2년 동안 3번 감사를 했다"면서 "왜 정권이 바뀐 뒤에 이렇게 집중적으로 발표했느냐. 인적청산을 위한 정치보복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 역시 "감사원이 (수리온 헬기에) 문제가 있다고 발표하니 수출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자해행위를 해도 되느냐"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사업 감사 지시와 관련해선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이미 두 차례 감사를 했고 대법원 판결도 난 것인데 왜 또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주 의원은 그러면서 "4대강 사업을 다시 감사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는 감사원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황 원장은 "4대강 사업 감사 부분은 이미 가뭄과 홍수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공익감사 청구도 들어와서 시기적으로 겹쳤다"면서 "문제가 없도록 감사를 객관적·중립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어떤 이유든 제대로 감사 안해"
감사 독립성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자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적폐청산을 하자고 하면서 이명박정부까지 각종 의혹이 넘치고 있다. 이런 의혹이 이제야 제기되는 것은 감사원이 정권의 눈치를 봤거나 어떤 이유든 제대로 감사를 안 해서 그런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은 대통령 수시보고 제도를 문제로 지목했다. 오 의원은 "대통령 수시보고 부분을 단절하고 끊지 않으면 논란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며 "1년에 4번 정도 감사원장이 대통령과 대면보고 할 수 있는, 즉 대통령 권력과 만날 수 있는 유혹 때문에 수시보고 제도를 끊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황 원장은 "대통령 수시보고는 정책을 적기에 반영하는 측면도 있지만 감사결과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이 제도를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대통령 수시보고에 대한 많은 지적이 있으니 외부의견을 반영해 제도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목조목 반박한 황찬현 '눈길'
한편 임기를 44일 앞둔 황 원장은 여야 의원의 송곳 질의에도 조목조목 답변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국당 여샹규 의원이 수리온 헬기 감사와 관련해 '어디 지시가 있었느냐'고 묻자 황 원장은 "무슨 말씀을 그리하시느냐"고 받아쳤고, 권성동 위원장이 청와대와의 조율 여부에 대해서 캐묻자 "제가 처리한 사건, 청와대와 조율한 중요한 사건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황 원장의 '할 말은 다 하는' 태도에 의원들은 "나도 좀 얘기하자", "들어보라", "간략히 답하라"며 말을 끊어야 했다.

2013년 12월 2일 취임한 황 원장은 오는 12월 1일 4년의 임기를 끝으로 퇴임한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임기가 40일쯤 남았는데 유임통보를 받았느냐. 통보를 받으면 유임할 것이냐"고 물었으며 황 원장은 "유임통보는 없었다. 유임 등 대통령 인사권에 대해 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