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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정감사]스타·이슈 없고, 막말에 파행만… 정치권만 자화자찬한 ‘맹탕국감’

2017 국감 결산
헌재대행·정계개편 외풍에 적폐 vs 신적폐 공방 거듭
방송장악 음모 내세우며 한국당 보이콧까지 나서
증인 출석도 근래들어 최저.. 여야 “민생·국익 챙겨” 평가

[2017 국정감사]스타·이슈 없고, 막말에 파행만… 정치권만 자화자찬한 ‘맹탕국감’
머리 맞댄 두 경제수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 국정감사]스타·이슈 없고, 막말에 파행만… 정치권만 자화자찬한 ‘맹탕국감’


10월 12일부터 시작된 2017년도 국정감사가 20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10월 3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국감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국감이라는 점에서 출발부터 기대감도 높았다. 여야가 정쟁 대신 피감기관에 대한 현미경 검증에 집중할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정쟁과 구태는 여전했다. 이번 국감에선 헌재 대행체제, 정계개편, 공영방송 정상화 이슈 등 거센 외풍에 여야의 고공전만 난무했다는 평가다. 맹탕 국감이라는 말이 다시 나오는 이유다.

■적폐 vs.신적폐 공방만…전.현 정권 실정 때리기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감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의 적폐를 밝혀내겠다며 공공기관 특혜 채용.과거 권력기관의 댓글을 통한 여론조작 사건 등 적폐청산 이슈화에 주력했다. 자유한국당은 현정부의 각종 정책 혼선 등을 신적폐로 규정하고 맞불을 놨다. 여야가 이처럼 곳곳에서 충돌하고 정쟁이 심화되면서 정작 국감 본연의 피감기관 감사 역할은 소홀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대부분의 이슈도 국감현장에서 나오기 보다는 세월호 보고시점 고의누락 논란.헌재소장 대행 체제.공영방송 정상화 등 외풍이 어느때 보다 거셌다는 평가다.

국정감사 첫날이던 10월 12일. 대형 이슈는 국회가 아닌 청와대발(發)로 나왔다.

청와대가 세월호 보고 시점 조작논란을 발표하면서 온통 관심은 청와대로 쏠렸고 모든 국감이슈를 집어삼켰다. 여야는 이날 청와대의 세월호 발표 시점과 의도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18일에는 청와대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대행체제 논란 속에 야당이 요구한 새 헌재소장 임명 대신 유남석 재판관 지명을 강행하면서 또한번 정국이 크게 요동쳤다. 야당은 꼼수인사, 코드인사라고 맞서면서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감도 파행을 거듭했다.

국감 후반기를 집어삼킨 이슈는 공영방송 정상화 문제였다.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를 선임한 것을 놓고 야당이 일방적 조치라며 반발하면서 한국당이 국감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고 파행을 겪기도 했다. 또 홍종학 중소벤처부장관 후보자 증여세 논란, 바른정당발(發)정계개편도 영향을 줬다.

■각부처 적폐청산 TF 문제로 고발전도

사정이 이렇게 이번 국감은 이슈도 스타도 야당도 없는 국감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국감은 특히 정권교체 직후라는 점에서 여야가 공수가 뒤바뀌고 전.현 정부 비판에 부담을 느끼면서 맹탕국감이 됐다는 평가다. 또 청와대가 '적폐청산TF(태스크포스)' 구성 공문을 작성한 일을 두고 한국당이 임종석 비서실장,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을 집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며 상처가 났다.

고성과 막말 등 구태도 여전했다. 법무부 국감에선 박 전 대통령 재판거부 문제로, 고성이 오갔다. 또 한국당이 소속의원 모니터 앞에 '문재인 정부 무능 심판'이라고는 문구를 붙이면서 일부 상임위는 정회를 하기도 했다. 10월 26일 방통위 국감은 한국당이 빠지고 반쪽 국감으로 열렸다.


최악의 맹탕국감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저마다 민생과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며 자평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번 국감이 낡고 부패한 과거를 청산하고 정의로운 나라의 출발을 알렸다"며 "예산 입법 국회에선 새 시대의 마중물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많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적폐 청산의 문제점을 부각하고 서민과 민생을 챙기는 등 제1야당으로서 상당히 선전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