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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 봉합 '훈풍'] 화장품·면세점·여행株 모처럼 웃었다

中 관광객 증가 기대감.. 호텔신라 장중 신고가
한화갤러리아 10.77%↑, 아시아나항공 3.58%↑.. 사드 피해주 급반등 더불어
국내 상장 중국기업도 강세

[한·중관계 봉합 '훈풍'] 화장품·면세점·여행株 모처럼 웃었다

한국과 중국이 10월 31일 관계 회복 합의를 발표하면서 사드 관련주로 묶인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비상했다. 여행, 화장품, 면세점, 자동차 등 중국과 관련된 기업은 지난해 7월 8일 정부의 사드 주한미군 배치 결정 이후 주가 폭락과 실적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하지만 한.중관계가 본격적으로 복원되면 이들 기업의 실적 개선세도 뚜렷해지면서 주가 상승의 지속적인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국내에 상장한 중국기업도 한.중관계 복원으로 인한 훈풍이 불어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오랫만에 웃은 사드 관련주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자동차 업종은 전 거래일보다 2.87% 상승했다. 사드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했던 현대차가 전 거래일보다 3.21%나 반등하며 16만원대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현대차우(3.21%), 기아차(2.46%)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중국 관광객 급감과 국내 면세점 경쟁 심화로 시달리던 호텔신라도 전 거래일보다 2.22% 오른 7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후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더해지면서 호텔신라는 장중 한때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지주회사 전환 수혜를 입은 롯데쇼핑은 이날만 7.14% 올랐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10.77% 상승했다.

중국인 관광객 상승 기대감이 있는 대한항공(0.80%), 아시아나항공(3.58%), 제주항공(0.57%) 도 함께 올랐다.

화장품주도 오름세를 탔지만 한.중 관계 복원 기대감이 미리 반영된 일부 종목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했다. LG생활건강우와 한국콜마홀딩스는 신고가를 경신했고,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보다 3.83% 내렸다.

증권사들은 사드 관련주에 대해 긍정적인 주가 전망을 내놨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동차와 부품 업종에 대해 "내년 중국시장은 전년도 기저효과 뿐 아니라 대대적인 상품성 개선도 수반돼 양질의 판매 개선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드 관련주는 베팅해볼 만한 업종이고, 특히 자동차는 올해 기저효과가 안좋기 때문에 내년엔 이익이 개선되면 주가도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中 상장기업도 훈풍부나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사드 사태 후폭풍으로 주식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코스닥 상장 중국 기업들도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한국과 중국간 냉각됐던 관계가 해빙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가 향후 중국 기업의 국내진출시 규정 강화 등 호재가 잇따르면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내 코스닥시장에 신규상장한 중국기업은 모두 8곳으로 최근 들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오가닉티코스메틱이다. 오가닉티코스메틱은 이날 5.94% 오른 것을 비롯해 10월 24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헝셩그룹은 이날까지 5거래일째 주가가 상승했고, 로스웰은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3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크리스탈신소재는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한뒤 전날 0.21% 하락했지만 이날은 7.30% 급등하며 2500원까지 올랐다. GRT는 3거래일 연속 상승 뒤 전날 0.91% 하락하며 주춤했지만 이날 다시 1.32%가 상승했다. 이날 컬러레이만이 1.14%하락했지만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오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변화된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국내 상장 중국기업에 악재로 작용했던 이른바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별 기업의 재무구조나 경영환경 보다는 중국 기업이라는 인식이 주가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양호한 실적과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에도 불구 주가가 내리막을 이어가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코스닥 상장 중국기업의 경우 기업의 자체 역량보다는 중국기업이라는 디스카운트 요인이 작용했던게 사실"이라면서 "중국과의 관계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왔던 우량 기업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