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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톡] 톈진시 빈하이 신구의 운명은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최근 베이징남역에서 고속철을 타고 한 시간가량 달려 중국이 톈진시 빈하이 신구에 건설 중인 '중국판 맨해튼' 위자푸 금융지구에 도착했다.

빈하이 신구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적극적 지원 아래 제조, 물류, 금융, 첨단산업 등이 집중 육성되는 곳이다. 중국 톈진시 동쪽 해안지역으로 50㎞ 떨어진 곳에 있으며 면적은 인천의 2배에 달한다. 중국 최대 경제특구로 만들기 위해 어마어마한 투자가 집행됐지만 세월이 흘러 빈하이 신구의 성적표는 당초 계획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최근 들어 빈하이 신구가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각종 투자유치 행사를 벌이는 등 이 지역 경제위상 제고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모양새다. 이는 슝안지구 개발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시 주석이 슝안지구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슝안지구와 연계를 통한 부활을 꿈꾸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절대권력이 된 시 주석의 지시에 따라 슝안지구 개발이 본격화되는 기회를 활용, 빈하이 신구도 동반상승을 꿈꾸는 것 아닌가 싶다.

결국 빈하이 신구의 미래는 슝안지구의 성패 여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빈하이 신구의 성공 가능성은 사실상 절반에 불과하다. 앞으로 두 가지 경로를 예상해볼 수 있다.

우선 슝안지구가 성공적으로 잘 개발되면서 빈하이 신구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베이징을 중심으로 톈진과 허베이 지역을 삼각으로 엮어 행정, 산업, 물류 등을 포괄하는 '징진지 프로젝트'가 가동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내륙에 위치한 슝안지구를 중심으로 발전을 주도하면서 항만을 보유한 톈진의 물류역량을 연계시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빈하이 신구가 꿈꿔왔던 경제특구의 종합적 기능 면에서는 상당부분을 슝안지구에 내주고 물류부문에서 집중적인 수혜를 얻게 된다.

둘째, 슝안지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블랙홀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비록 징진지 프로젝트라는 큰 틀에 따라 지역별 특성에 맞는 역할분담론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슝안지구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시 주석의 의지가 강한 만큼 관료적 행정 관점에서 작위적인 슝안지구의 기업유치가 거세질 게 분명하다.

톈진으로 갈 의향이 있는 기업이 슝안지구로 차출이 되는 것을 넘어 이미 톈진에 위치한 민간기업이나 외국계 기업 혹은 공기업들이 슝안지구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정치적 영향력이 미치는 경제특구의 운명은 톈진 빈하이 신구처럼 언제나 불확실하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