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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태블릿PC' 첫 공개.. 최순실·검찰 '설전'

국정농단 핵심증거 '태블릿PC' 첫 공개..최순실 측-검찰, 설전

'국정농단 태블릿PC' 첫 공개.. 최순실·검찰 '설전'
최순실 씨가 9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관련 84회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저는 이것을 처음 보는겁니다"
국정농단 사건 핵심증거인 태블릿PC 검증과정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61)가 꺼낸 말이다. 최씨 측은 태블릿PC의 증거능력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검증과정에서도 수 차례 이의를 제기했다.

검찰과 최씨 측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태블릿PC 검증과정에서 공방을 벌였다. 태블릿PC의 실물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검증은 검찰이 밀봉된 태블릿PC를 재판부에 건넨 뒤 실물화상기를 통해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태블릿PC는 삼성전자에서 제조한 흰색의 갤럭시 탭 8.9LTE SHV-E140S 모델이다.

재판부는 "태블릿PC의 전원을 켜면 저장된 자료 해시값이 변경된다"며 "해시값은 사람의 지문과 비슷한 것으로, 변경될 때 저장자료의 동일성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태블릿PC는 검찰이 저장장치를 그대로 저장하는 이미징 작업을 거친 후 약 1년 동안 켜진 일이 없다.

재판부는 태블릿PC 검증 과정에 최씨 측이 요청한 전문가 2명의 참여를 허용했다. 최씨와 변호인단, 전문가들은 태블릿PC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기기 위치를 달리하며 곳곳을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날 최씨측 이경재 변호사는 "1년만에 태블릿PC가 제출돼 진상규명에 큰 도움이 됐다"며 "검찰은 처음부터 태블릿PC를 최씨가 소지하고 사용했다고 단정했지만 오늘 검증은 최씨가 태블릿 PC를 사용한 적이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정황증거가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검증 후 발언기회를 통해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증거원칙에 의해 태블릿PC가 제 것인지 보고 확인해야 했는데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며 "저는 태블릿PC를 (이 자리에서) 처음 보고 쓰지 않았다. 고영태 기획에 검찰이 일부 가담하거나 JTBC가 기획된 국정농단을 한 게 아닌지 1년 동안 의심해왔다"고 말했다.

검찰은 "태블릿PC의 자료들이 최씨의 동선과 일치한 점, 정호성의 진술을 통해 최씨가 사용했다고 증거를 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