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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활성화 정책 집중진단(상)] 코스피200 같은 코스닥 대표 벤치마크 지수 만들어 '붐업'

개인투자자  단타 놀이터로 전락… 외국인.기관 유인책 필요
일본 'JPX-니케이400지수' 롤모델… 새로운 지수 개발 착수
국민연금 등 연기금 투자 확대.세제 혜택 효과는 지속 어려워
상장사 도덕적 해이 등 감시 강화.신뢰제고 정책 뒷받침 필요

금융위원회가 '혁신성장을 위한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을 위해 '코스닥 시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금융위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일환으로 △연기금 투자 확대 △상장제도 손질 △코스닥 관련 벤치마크 지수 개발 △세제지원책 마련 등을 제시했다. 시장은 벌써 기대감에 크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사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만큼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방향을 잡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의 지원 정책과 자금이 실질적인 코스닥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다양한 의견을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 집중진단(상)] 코스피200 같은 코스닥 대표 벤치마크 지수 만들어 '붐업'


"코스닥 시총 상위기업 10개 중 7개는 코스피로 옮길 마음이 있다. 코스피엔 있고 코스닥에 없는 벤치마크 지수 영향이 크다."(IB업계 관계자)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맞춰 한국거래소가 내년 상반기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이 섞인 새로운 벤치마크 지수를 선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기관과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을 외면하는 이유로 '코스피200지수'와 같은 벤치마크지수의 부재를 지적한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정지원 신임 이사장에게 내년도 사업계획으로 일본 'JPX-닛케이400지수'를 참조한 코스피.코스닥지수 개발을 보고했다. 이를 약 40조원의 패시브 자금이 추종하는 코스피200처럼 코스닥 대표지수로 키워 코스닥의 기관 수급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 코스닥에 투자하는 연기금 비중도 2%에서 10%로 높이고, 투자자와 창업자에게 파격적인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전방위적인 코스닥 '붐업'에 나섰다.

일단 코스닥지수가 750을 돌파하는 등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와 시장은 코스닥 붐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코스닥시장의 체질을 개선,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0조원이 넘는 돈을 부어 지수를 개발하더라도 상장사의 회계 및 경영의 투명성이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장기투자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新벤치마크지수' 코스닥 날개 될까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최근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코스피 종목과 코스닥 종목을 섞은 벤치마크지수 개발에 착수했다. 거래소 인덱스사업부는 이르면 내년 1.4분기, 늦어도 상반기 안에 새로운 벤치마크지수를 선보일 계획이다.

거래소가 검토하는 해외 지수는 JPX-닛케이400지수다. 일본이 도쿄거래소 종목과 자스닥 종목을 혼합해 만든 지수로, 중소형 종목에 대한 투자수요를 늘리기 위해 개발됐으며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JPX-닛케이400지수는 시가총액에 재무적인 요소도 반영해 투자자들의 신뢰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금융위가 거래소에 코스닥 종목을 섞은 새로운 지수 개발을 주문한 이유는 코스닥150지수를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가 7개 종목, 순자산총액이 7356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코스피200지수를 활용한 ETF는 13조7156억원 규모에 달한다. 거래소 코스닥본부와 금융당국은 더 이상 벤처기업때부터 키워낸 상징적인 기업들이 떠나선 안되고, '신 벤치마크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비중을 2배 이상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닥 장기투자자 늘려야

하지만 코스닥시장의 근본적인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상존한다. 벤치마크지수 개발, 연기금 투자 확대, 파격적인 세제 인센티브 제공이 소멸된 이후에는 시장이 꺼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코스닥의 신뢰도 회복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벤트'만 좇는 단타매매 위주의 투자방식으로는 안정적인 코스닥시장의 성장을 이뤄내기 어렵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서의 매매회전율은 2.56%로 코스피시장(0.69%)의 3.71배나 된다.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코스닥의 주식회전율은 391.74%로 코스피 주식회전율(163.40%)의 약 2.4배에 이른다.
코스닥이 개인투자자의 단타 놀이터라는 오명을 쓰게 된 이유다.

정부 정책이 장기적으로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역시 장기투자가 늘어나야 하고, 이는 상장사를 비롯한 시장 전체의 신뢰회복에 달렸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기금 등 기관의 투자를 일시적으로 이끌어낼 수는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코스닥 상장사 대표들의 도덕적 해이 등이 문제로 지적되는 만큼 종목별 선별 기준이나 관리방안 강화 등 투자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