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시장 매도-매수자 기싸움 팽팽

매수세 줄어 거래 거의 없지만 호가는 상승
전월세 시장도 입주물량 늘면서 안정세 지속

정부가 주택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규제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떨어지고 월세 비중도 3년 만에 최저로 돌아서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매매 시장은 거래가 얼어붙고 호가만 계속 오르는 등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실수요자와 다주택자들은 모두가 조만간 발표될 주거복지로드맵 등 추가 대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를 기다리며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월 아파트 거래건수 3824건 불과… 거래절벽 확인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시 전체 아파트 거래건수는 382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만2878에 비해 70% 이상 급감한 수치다. 전달인 지난 9월에 8323건에 비해서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 우려되던 거래절벽이 불과 두달새 현실화된 것이다.

이처럼 매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음에도 호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래가 줄면 가격도 같이 내려가지만 지금 시장은 되레 호가가 오르고 있다. 이는 다주택자를 압박하고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시그널이 아직까지도 매도자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양지영 본부장은 "현재는 매도자와 매수자간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라면서 "매수자는 전혀 살 의향이 없는데도 매도자는 기대치가 있고, 본인이 산 가격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낮은 가격에 내놓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본부장은 "정부가 규제책을 계속 내고 있어서 매수자 입장에서는 더 기다려보겠다는 게 당연하지만 매도자들은 오히려 버티기에 돌입한 양상"이라며 "서로 다른 기대치를 갖고 있다"라고 거래절벽 현상을 분석했다.

NH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연구위원도 "조정을 앞두고 매수-매도가 엇갈리는 현상"이라면서 "거래가 줄어드는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월세 줄고 전세가 안정됐지만… 갭투자 기반 불안한 안정

서울 아파트의 월세 비중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전세수급지수는 5년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전월세 시장도 지표상으로는 안정적이다. 저금리로 인해 늘었던 월세 전환이 금리 인상 영향을 받고 있는데다가 입주물량 증가, 잔금대출 규제 등은 모두 전세 물량 증가 조건이라서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거품의 타깃으로 지적했던 '갭투자'가 지금의 전세 물량 증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불안을 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28.2%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것은 물론이고 지난 2015년 2월 이후 2년 8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전세수급지수도 5년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세수급지수란 전세 수요 대비 공급량을 조사해 0~200 숫자로 표현한 체감지표다. 수요와 공급이 완전 균형을 이룬 상태가 100이며 수치가 높을수록 공급 부족,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나타낸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2013~2015년엔 200에 육박했던 때도 있었지만 올 들어 계속 160이하를 유지하다 지난달엔 137.2를 기록했다.

각종 지표가 전월세 시장 안정을 나타내고 있지만 그 원인이 최근 1∼2년새 급증한 '갭투자' 때문이라는 점에서는 우려를 자아낸다.
정부가 다주택자로 지목하고 강력 규제를 예고한 갭투자자들이 오히려 시장의 전세공급을 늘리면서 월세 비중도 줄이고 전세가를 안정시키는 현상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김규정 위원은 "올 초부터 갭추자로 인해 전세가 늘어나는 추세는 감지됐다"면서 "최근엔 수도권 입주물량도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전세가 안정되는 현상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양지영 본부장은 "월세 매물은 보통 다주택자들에게서 나오는데, 현재 정부의 계속되는 압박으로 다주택들의 추가 매입이 줄어 들면서 월세 매물 감소의 한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