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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이양호 마사회장 거취 논란

내년 구미시장 출마 소문 ..일각선 '잿밥' 몰두 비판도
文캠프 출신 김낙순 내정설 등 차기 회장후보 하마평 무성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이 취임 1년여 만에 거취 문제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이미 업계에선 이 회장이 오는 2019년 12월로 예정된 3년 임기가 만료되기 전 마사회장직을 내려놓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북 구미시장 후보로 출마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다. 구미 출신으로 영남고, 영남대를 졸업한 이 회장은 지난해 취임할 때부터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분류돼왔다. 실제 이 회장은 최근 휴가까지 내고 고향인 구미 버섯축제에 참가하는 등 본업보다 '잿밥'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0월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마사회 국정감사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저울질하는 이 회장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올해만 마사회 직원 5명이 자살하는 등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거취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됐던 현명관 전 회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 회장은 취임 당시 TK(대구경북) 알박기 인사 비판을 받았다. 이 회장은 국감 당일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마사회 직원들의 자살과 관련된 언급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사회 부경본부 간부가 자살한 다음날 마사회장은 고향인 구미시 버섯축제에 참가했다"며 "구미시장 출마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지역행사에 참여한다는 것은 마사회 최고경영자의 참된 자세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항간에는 마사회장이 마사회 경영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설훈 의원도 "국정감사를 그간 수도 없이 해봤지만 오늘처럼 참담한 업무보고가 없었다"며 "자신이 수장인 조직의 사람들이 잇따라 자살하고 있는데 (10월13일) 부하직원 자살사건 이후 (유족보다) 축제를 찾을 수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회장은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말을 아끼면서 부인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장 출마는 이 회장 자유지만 1000여명의 마사회 직원들은 이 회장을 바라보고 있다"며 "3년 임기를 다 채운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묻자 이 회장은 "임기 내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답했다.

이 회장의 조직관리와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지적도 잇따랐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사회의 불안한 구조에 고용된 사람들의 처우책을 마련되지 않고 있어 최하위에 있는 마필관리사 자살이 잇따르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의 이같은 지적에도 이 회장은 "경마가 돈을 걸고 하는 프로스포츠로 경쟁이 심한 측면도 있다"며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국정농단에 마사회가 연관되면서 특검, 감사원, 고용노동부 등 기관별 감사가 잇따른 것이 직원들에게 영향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회장의 구미시장 출마 소식에 벌써부터 정치권에서는 차기 마사회장 후보를 두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캠프에서 활동한 김낙순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