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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한시름 놓은 의경 280명, 23일 연기된 수능 치른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3일로 연기된 가운데 의무경찰(의경)로 복무 중인 수험생들도 수능을 치를 수 있게 됐다. 경찰이 군인들과 같이 의경들에게도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전전긍긍했던 의경 수험생 280여명은 한시름 놓게 됐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수능을 보기 위해 지난 16일 전후로 장기로 출타했던 의경들의 휴가를 공가로 처리하기로 했다. 공가는 공무상 판단에 따라 군 당국이 주는 휴가로 연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찰청이 파악한 올해 수능 수험생에 해당하는 의경은 총 280여명. 이들은 당초 수능이 예정됐던 지난 16일 전후로 휴가를 나갔지만 포항 지진으로 사상 처음으로 수능이 연기되면서 부대로 복귀해야 했다.

이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의경도 군인과 같은 처우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을 제기한 한 국민은 “현재 제 남자친구는 경찰청 소속 의경으로 군복무 중이라 이제 전역을 앞두고 있어 휴가를 나와 19일 복귀를 앞두고 있는데, 23일 수능을 확실히 치를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시간을 쪼개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데 수능 연기된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 제발 노력의 결실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 현직 의경은 “이번에 수능을 다시 한 번 준비하고 싶어 휴가를 수능에 맞춰서 10일 중 8일을 수능 준비 및 공부를 위해 썼다”며 “그런데 수능 12시간 전에 수능이 연기되면서 정작 나라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피해를 받는 상황이 됐으니 배려 깊은 지침을 내려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이에 경찰청은 의경 280여명의 휴가를 최대 4일 공가로 처리하기로 결정했으며, 의경들은 지난 20일부터 다시 4일간 휴가를 사용함으로써 수능을 볼 수 있게 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미 국방부가 공가 처리를 결정하면서 우리도 의경들의 공가 처리를 결정했다”며 “의경들이 최대한 시험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하면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됐다. 이에 국방부는 “수능이 연기됨에 따라 수능 응시 목적으로 출타한 장병에 대해 예비소집일, 수능 시험일, 출발·복귀일 등을 고려해 연가를 공가로 변경해 시행한다”며 “정기 휴가 등 장기로 출타한 장병 등은 연기된 수능 일정을 고려해 원활한 시험 응시가 될 수 있도록 휴가기간 추가 연장 등 여건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포항 지진]한시름 놓은 의경 280명, 23일 연기된 수능 치른다
/사진=fnDB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