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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靑 홍종학 임명 강행에 "협치 종식"선언…예산·입법 충돌 예고

청와대가 21일 홍종학 중소벤처부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야당은 협치종식을 선언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정기국회 예산안 심사와 법안처리 전망도 시계제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 野, 협치 중단 선언...예산 입법 차질 불가피
자유한국당은 이날 홍 장관 임명직후 "청와대의 오만에 맞서겠다"며 협치종식을 선언했다.

또 예산입법 등에서 향후 강도높은 대여투쟁도 예고하는 등 종일 전투모드로 급격히 전환하는데 주력했다. 산업통상위 한국당 의원들은 규탄성명도 발표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은 인사와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 예산을 비롯해 국회에서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청와대의 오만과 독선에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장관 호칭을 두고도 "홍 전 의원을 결코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홍종학씨를 홍종학 전 의원으로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청와대 인사라인 교체를 요구하는 등 반발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당 차원에서 인사를 예산, 법안과 연계시킬 생각은 없지만 개별의원들이 어떻게 할지는 장담을 못한다"고 말했다.

유의동 바른당 수석대변인은 "195일 만에 마무리된 이번 조각은 완성이라기보다는 우려"라고 비난했다. 다만 정국의 핵심뇌관이었던 홍 장관 임명문제는 당초부터 야당의 청문보고서 채택 거부→보고서 채택 무산→청와대 임명강행 등이 예상됐던 만큼 야당의 이같은 반응은 모두 향후 정국대응용 명분쌓기로 풀이된다.

■ 민주, 예산·입법 야당 협조 구하기 급한불
민주당은 청와대의 홍 장관 임명을 환영하면서도 당장 야당의 정기국회 대여 투쟁 등을 우려해야하는 처지다.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번 인사가 정쟁의 수단으로 비화해 민생예산과 입법국회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기를 야당에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실제 야당이 예산안 처리에 비협조로 나올 경우 곳곳에서 충돌도 예상된다. 더구나 이번 정기국회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전초전 성격이어서 여야 모두 물러설 곳이 없어 보인다.

당장 이날도 야당은 여당이 예산안 심사를 고의로 피하기 위해 논의를 지연하고 있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은 12월 2일로 수정 예산안이 합의되지 않으면 하루 전인 다음 달 1일 정부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 된다. 다만 본회의에서 예산안 부결은 부담이 되는 만큼 야당도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설치나 방송법 개정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공약 실현을 위한 각종 쟁점 법안 심사도 차질이 예상된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특별감찰 관법·방송법 개정 등에서 정책연대를 구성키로 한 점에서 여당과 법안 세부 쟁점을 놓고 충돌도 불가피해지고 있다.

이밖에도 이날 홍 장관 임명 강행에 따라 여야정협의체도 올해 구성은 사실상 무산됐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