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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내년 2월 연준 떠난다

이사 임기 6년 남았지만 이사직까지 사직서 제출

옐런, 내년 2월 연준 떠난다
재닛 옐런 美 연방준비제도 의장 AP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내년 의장에서 물러나면 이사직도 함께 물러나 연준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20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옐런 의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준 이사 사직서를 제출했다.

옐런의 연준 의장 임기는 내년 2월 3일이지만 연준 이사 임기는 2024년 1월31일로 의장에서 물러나도 6년을 더 남겨두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례가 없지 않다면서 옐런이 의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연준에 남아있을 가능성을 점쳤지만 그저 기대에 그치게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지난 1월 취임 뒤 옐런 의장에 대한 호평을 이어가며 옐런 연임에 무게를 실었지만 9월 이후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인 끝에 지난 2일 제롬 파월 연준 이사를 차기 의장에 지명한 바 있다.

옐런은 금융위기 와중인 2010년 벤 버냉키 전 의장과 함께 연준 부의장으로 전례없는 '무한정 돈풀기'라는 양적완화(QE) 정책을 통해 미국과 세계 경제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버냉키가 물러난 뒤에는 의장으로서 QE를 축소하고 금리를 올리는 통화정책 중립 전환의 충격을 줄이고 경제를 성장세로 되돌려놓는 눈부신 업적을 쌓았다.

그러나 의장 연임에는 실패했고, 이번에는 연준에서 아예 떠난다는 발표를 내놓게 됐다.

특히 후임 파월 지명자가 제시하고 있는 통화정책은 옐런의 정책을 그대로 잇는다는 것이어서 연준 의장의 이례적인 연임 실패 뒤 나온 세간의 반응은 "트럼프가 여자 대신 남자를 선택했다"는 것이었다.

옐런 의장은 사직서에서 "금융시스템이 10년 전에 비해 훨씬 더 탄탄해지고, 미래 불안정성에 대한 내성도 키웠으며, 미 가계와 기업의 경제적 열망을 계속해서 뒷받침하고 있는 점을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임 의장 제롬 파월이 이같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임을 확신한다"면서 "인수인계는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은 1994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7인으로 구성된 연준 이사로 처음 임명된 뒤 1997년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 의장으로 옮기면서 연준을 그만뒀었다.

2004년 6월 다시 연준으로 복귀해 2010년 10월까지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를 지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지명으로 이후 연준 부의장으로 일했다. 2014년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의장으로 지명했고 이후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고 금리를 서서히 올리는 통화정책 중립 전환을 충격없이 추진해왔다.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