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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금융자산 300조… 삼성전자 120조

애플 금융자산 300조… 삼성전자 120조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이 3000억달러(약 329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같은 금액은 국내 삼성전자보다 2.7배 많은 액수로 파악됐다. 현재 삼성전자 금융자산은 대략 120조원대 수준이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는 공개한 자료를 통해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유가증권 등 금융자산 규모가 올해 말까지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2850억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비금융기업으로는 사상 최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데다 이달 70억달러 규모의 채권발행까지 예정돼 있어 앞으로 금융자산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다봤다.

실제 지난 9월 말 애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금융자산 규모는 2690억달러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애플의 보유자금 규모는 앙골라와 카자흐스탄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보다도 많으며 맥도날드의 시가총액보다도 많다고 전했다. 애플의 금융자산이 많은 것은 미국의 다국적기업들 상당수가 그렇듯 35%인 법인세를 내지 않기 위해 해외에 상당규모 자금을 그대로 두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 6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애플이 해외에 두고 있는 자금이 자사 전체의 93.3%에 해당되는 2396억달러로 나타났다.

무디스는 해외에 예치된 다국적기업들의 이 같은 자금이 올해 말까지 1조4000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8%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알파벳과 오라클 5개 기업이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기업들의 해외 자금을 미국 내로 유입시켜 투자와 고용을 촉진시키도록 법인세를 낮추는 세제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법인세는 35%로 매우 높아 이 같은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미국 기업들은 해외에서 거둔 수익을 본국으로 가져오는 것을 꺼리고 있다.

미 하원은 해외자금 송환 시 일시적으로 14%의 세금을 적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반면 상원은 10%를 제안하고 있으며 23일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가 지나야 표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널은 세제개혁이 내년 미국 의회에서 통과돼 발효된다면 현재와 같은 기록적인 미국 기업들의 해외 자금 규모는 내년부터는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무디스의 자료를 정리한 리처드 레인 부사장은 "송금을 위한 확실한 인센티브가 있다면 해외 자금 규모는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러나 만약 영구적인 세제개혁이 없다면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지난 9월 말 기준 30조7882억원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현금성 자산을 대부분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의 유동성은 2.4분기(32조1114억원) 대비 1조3232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3.4분기 약 14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으나 자사주 매입 및 주식소각, 주주배당 등에 거금을 썼다.

현금성 자산을 포함한 삼성전자의 금융자산을 모두 합하면 120조7000억원 정도 된다. 내역별로는 단기금융상품 41조원, 매출채권 30조원, 단기 매도가능 금융자산 4조원, 장기 매도가능 금융자산 8조원, 기타 6조원 등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배당 규모를 지난해 4조원 대비 20% 증가한 4조8000억원가량으로 늘리기로 했다.
2018년에는 배당 규모를 올해 대비 2배 늘어난 9조6000억원 수준으로 늘리고 이 규모를 2020년까지 유지한다. 향후 3년간 배당 규모는 29조원이다.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최소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유지하면서 배당을 집행한 후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환원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방침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