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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청년취업정책의 사각지대

[fn논단] 청년취업정책의 사각지대

청년 취업난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금년 10월 기준으로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8.6%로 전체 실업률 3.2%의 2.5배를 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일 뿐 잠재적 실업자까지 포함된 체감실업률은 21.7%에 달한다.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안하고 쉬고 있는 청년층이 2016년 10월에 비해 4만5000명이 증가된 28만8000명에 이르고 있다. 구직활동을 하다가 하도 안되니까 아예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점점 늘어나 48만3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체적인 청년층의 취업난도 문제지만 좀 더 그 안을 들여다보면 심각한 청년층 취업 사각지대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체육인 청년들이다. 이들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다만 대한체육회가 은퇴선수라는 명칭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선수들은 대한체육회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지난 3년 동안 등록에서 빠진 선수를 은퇴한 것으로 간주하고 은퇴선수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매년 1만명가량이 은퇴하여 누적인원은 2016년 기준으로 약 12만2000명에 이르고 있다. 은퇴선수들의 특징은 20대 청년이란 점이다. 대한체육회의 2013~2016년 자체조사에 의하면 은퇴선수들이 주로 취업하는 분야는 스포츠 관련 분야 약 25%, 판매종사자 약 10%, 서비스 종사자 약 12%, 사무직 약 11%, 그리고 무직이 40%에 이르고 있다. 취업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비율이 40%에 이르러 체육인들의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은퇴선수들은 좋은 체력과 인내력, 집중력, 조직생활을 통한 적응력 등 기업인들이 좋아할 만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 이들에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본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키면 역량 있는 직장인으로 태어날 수 있다. 현재 많은 중소기업 사장들의 고민거리는 중소기업에 청년들이 안 온다는 것이다. 현재 은퇴선수들이 취업하는 상당수가 낮은 임금에 열악한 조건인 곳이 많다. 제조업체나 IT업체 등은 가고 싶어도 기본 역량이 안되어 지원조차 꺼리고 있다. 이들은 어린 나이 때부터 운동만 해 신체는 건강한데 기업이 요구하는 기본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필자가 지난 6월에 은퇴선수들과 간담회를 한 적이 있다. 국가선수였던 한 청년은 인턴으로 취업한 곳에 공문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그 내용을 파악하기도 힘들었고, 문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조차 몰라서 힘들었다고 했다. 대한체육회에서는 이런 은퇴선수들의 취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고용역량분과를 만들어 이들에 대한 취업지원 대책을 꾀하고 있는데,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에선 청년층 실업난 해소를 위해 많은 지원정책을 집행하고 있는데, 맞춤형 핀셋 지원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중의 하나가 은퇴선수들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을 일정기간 집중적인 산학협력 교육을 통해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취직시킨다면 일거양득이 된다. 은퇴선수들의 취업난 해소에 도움이 되고 중소기업 인력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은퇴선수들은 국가의 중요한 인적자원이다.

이윤재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대한체육회 고용역량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