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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중기업계 골든타임 얼마 남지않았다

[여의도에서] 중기업계 골든타임 얼마 남지않았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전환하고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고자 한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 취임인사 내용이다. 문재인정부 초대 내각의 막차를 탄 홍 장관이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행보에 본격 나섰다.

전일 장관 취임 후 첫 공식 행사인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이 가진 기술을 대기업이 탈취하는 것을 가장 먼저 해결하겠다"고 말한 홍 장관이 다시 한번 대기업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홍 장관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320여만개의 중소기업을 책임지는 홍 장관 앞에는 현안이 쌓여 있다. 창업벤처혁신실장, 중소기업정책실장 등 중소벤처기업부 내부 인사도 서둘러야 하고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중소기업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 등도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시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보다 빠른 해결이 필요하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3조원가량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근로자 30인 미만 사업주에게 매달 직원 한 명당 13만원씩을 지원, 피해 규모를 낮추겠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어느 정도 효과는 있겠지만 한시적 지원인 데다 자생력 강화방안이 빠졌다며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근로시간 단축문제도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행정해석을 바꿔서라도 근로시간 단축 의지를 표명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홍 장관이 책임져야 할 중기업계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의 목소리를 표출해 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족인원은 총 44만명에 달하고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신규채용비, 간접인건비 등 중소기업의 추가 비용 부담액은 8조6000억원"이라고 호소했다.

다만 홍 장관도 장관으로서 업계의 애로사항을 외면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혀 왔다.

홍 장관은 후보자 시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걱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며 "중기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정부에 적극적으로 호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 24일에도 "정부에서 부작용이 없도록 현장을 찾아가고 실태 파악을 하겠다"면서 "만약 부족하다면 속도 조절하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위독한 환자의 수술을 집도해야 하는 의사에게는 '돌아가라'는 격언보다 과감한 결단과 실행이 필요하다.

홍 장관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심지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5개월 동안 수장 없이 보내야만 했다. 당장 조치가 필요한 중소벤처기업계에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초대 수장으로서, 문 대통령의 '수능 연기'와 같은 과감한 결단과 실행이 필요할 때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산업2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