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익의 재팬톡!]

'연말 대목' 포기하는 日식당들...시급 1만2000원에도 인력난

- 일본의 그림자를 비춰보다.③
- 日 심각한 인력난에 시급 높아도 일할 사람 없어
- 日 외식업계, 24시간 영업점 줄고 정기 휴일 늘어나고
- 1970년 이후 영업시간 연장해오던 문화 최근 급격히 변화

[김진세의 Stress-free] 망년회 많은 12월이면 불안 /사진=fnDB
【도쿄=전선익 특파원】어느덧 올해도 12월 한 달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거리를 수놓은 형형각색의 조명들 덕에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것은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연말이 되면 송년회라는 이름을 빌어 오랫동안 연락이 닿지 않던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각종 약속들이 많아집니다. 이 때문에 연말은 식당과 술집 등 외식업계에게 한해 중 가장 큰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올해 일본은 상황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연말특수를 누려야하는 식당과 술집들이 최대 성수기인 12월 31일 휴업을 결정하고 정기 휴일을 도입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말입니다.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을 외치던 일본 외식업계가 급속히 변하고 있습니다.

일본 요식업 프렌차이즈 기업 텐얼라이드 홈페이지 캡처 화면 /사진=텐얼라이드 홈페이즈
“올해 12월 31일 ‘텐얼라이드(テンアライド)’ 전 점포는 문을 닫기로 결정했습니다.”
선술집 ‘텐구’, 일식당 ‘다이닝 텐구’, 숯불꼬치집 ‘코술집’. 피자·스테이크 전문 ‘베코’ 등 일본 주요도시에 120개 점포를 운영 중인 대형 프렌차이즈 요식업체 ‘텐얼라이드’가 11월 30일 폭탄선언을 했습니다. 술집을 운영하는 프렌차이즈가 연말 대목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일본 전역에 2000점포 이상을 운영 중인 또 다른 대형 프렌차이즈 요식업체 ‘몬테로사’는 점포별로 정기 휴일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몬테로사는 11월말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종업원 확보가 어려운 매장 10곳을 중심으로 일요일이나 월요일을 휴무일로 삼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운영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전국 1800점포에서 정기 휴일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의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 ‘로얄호스트’를 운영 중인 로얄홀딩스도 내년부터 정기 휴일을 도입한다고 합니다. 24시간 영업으로 유명했던 체인점이 24시간 영업을 그만두는 것도 모자라 정기 휴일까지 도입하는 것입니다.

정기 휴일을 선택한 일본의 몬테로사 체인점들 /사진=몬테로사 홈페이지
왜 이들은 연중 최대 대목인 연말에 뼈아픈 결정을 내렸을까요. 바로 ‘인력난’ 때문입니다. 일본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한국에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심각한 구직난을 겪고 있는 한국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운 사실이기도 합니다.

닛케이신문은 “시급을 올려도 사람이 모자라 연말에 문을 닫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성수기인 연말이 되자 외식업계에서 인력 쟁탈이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텐얼라이드는 알바생들에게 평균 1100엔(한화 약 1만600원) 시급에 연말수당으로 시급 200엔(약 2000원)을 추가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손이 부족한 연말에 사람을 더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합니다. 외식업체들은 연말 인건비가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해 채산성이 악화되자 울며 겨자먹기로 차라리 문을 닫는 선택을 하게 된 것입니다.

닛케이신문은 ‘리크루트 잡스’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10월 현재 요식업체 시급은 평균 985엔(약 95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특히 심야 시간대를 중심으로 알바생 확보가 어려워 인력 쟁탈전이 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시급을 올리지 않으면 사람을 구할 수 없고 시급을 올리면 인건비 상승으로 경영이 악화되는 상황에 처한 것입니다.

[그래픽] 저출산 문제 성인 10명 중 8명 '해결하기 어렵다' /사진=연합뉴스
이것은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은 출산율(지난해 기준, 통계청) 1.17, 출생아수 40만6000명으로 세계 최하위 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력난’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에도 닥칠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일본 사회를 보고 미리부터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7월 한국의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저출산 해결이 가능한가?’를 성인 1000명에게 물었습니다. 그 결과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대답이 22.8%,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대답이 59.1%를 차지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야 말로 탁상공론식 대책이 아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 생각됩니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