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해외직구의 두 얼굴

최근 미국과 중국의 최대 쇼핑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독신자의 날) 할인 행사가 각각 성공적으로 개최되었고, 이들 행사에는 미국, 중국 소비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해외직구족도 많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광군제 할인 행사를 진행한 알리바바에 의하면 행사 당일 하루에만 전 세계 225개 국가에서 지불 결제가 이루어진 주문량이 14억8000만건에 이를 정도로 중국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도 적극적으로 구매 대열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로벌 쇼핑문화의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해외직구에 대한 높은 국제적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여겨진다.

해외직구는 '해외직접구매'의 준말로서 국내 소비자가 해외의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여 제품을 직접 구매한 후 배송 받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직구는 기업 간 거래가 아니고 소비자가 해외 기업으로부터 직접 구매한다는 점에서 일반 무역과는 차이가 있다. 해외직구가 증가하는 배경은 먼저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따라 구매제품의 가격, 품질, 할인기간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정보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국내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제품을 포함하여 다양한 종류의 해외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또한 온라인 구매 절차가 간소화되고 반품 편리성이 증가하며 전문 해외구매대행이나 배송대행업체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해외직구에 대한 전반적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해외직구가 증가하는 배경이다.

우리나라의 해외직구 규모는 2010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의하면 해외직구 구매 건수와 금액이 2010년 360만건, 2억7400만달러에서 2015년 1590만건, 15억2300만달러로 각각 증가하였고, 해외직구가 국내 소매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0.1%에서 2015년 0.5%로 증가함으로써 해외직구에 대한 우리 소비자들의 관심이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외직구 품목과 대상지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해외직구로 주로 구매하는 품목은 식품, 의류, 화장품, 신발, 가방, 전자제품 등이나 그 종류는 점차 많아지고 있고, 구매대상 지역도 미국으로부터의 구매가 70%를 넘을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유럽, 일본 등 여타 지역으로부터의 구매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직구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동시에 가져다준다. 먼저 해외직구는 국내 소비자의 다양한 제품 선택권 확대, 기존 수입품의 가격 하락 등을 통해 소비자 효용을 증가시키고 관련 국내 소비재산업의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점차 강화시켜 주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오게 된다. 그러나 해외직구로 인해 단기적으로 유사제품을 취급하는 국내 소비재 생산기업과 수입품 유통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부정적 효과도 나타나게 된다.


해외직구의 건전한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반품, 환불, 배송 등과 관련된 소비자 피해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개선하고, 수입통관절차가 비교적 손쉬운 목록통관이나 간이수입신고의 적용대상 범위를 확대해 통관절차를 더욱 간소화해야 한다. 또한 전문 해외구매대행이나 배송대행업체들도 신뢰도 향상을 통해 국내 해외직구 이용자들의 불편과 불만을 완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해외소비자들의 우리 제품에 대한 해외직구, 즉 역직구도 활성화하여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세계 해외직구시장에서 우리 소비재에 대한 품질 및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을 늘려 나가야 한다.

오상봉 전 산업연구원장·한림대학교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