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중심 성장의 그늘…대외의존도 다시 높아졌다

GNI대비 수출입비율 84.6% ..3분기 수출 24% 가파른 성장
美 보호무역 등 곳곳에 암초.. 내수시장 키워 균형 맞춰야

수출 중심의 경제회복 흐름이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를 다시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대외의존도로 인해 수출이 대외여건에 따라 부진에 빠질 경우 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올 들어 대외의존도 재상승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84.6%를 기록했다. 전분기의 83.5%에 비해 1.1%포인트 높아졌다.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수출입 총액을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명목 총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이는 국가 경제의 대외의존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우리나라의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지난 2011년 113.5%로 정점에 달했다. 국민 전체가 벌어들인 총소득보다 더 많은 돈을 수출입을 통해 벌었다는 의미다. 이후 세계경제가 부진에 빠지면서 이 비율은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 2014년에는 100% 아래로 내려왔고 지난해에는 80.8%로 떨어졌다.

최근 수출 중심으로 경제가 회복되자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3.4분기에 79.2%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4.4분기 이 비율은 85.3%까지 오르기도 했다. 따라서 올해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80%대 중반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이는 경제회복이 수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제전망을 통해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성장률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올해 수출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지난 1.4분기 14.7%, 2.4분기 16.7%, 3.4분기 24.0%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소매판매액은 전반적 경기회복세에도 지난 1.4분기 1.9%, 2.4분기 1.7%, 3.4분기 4.3% 성장에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세계경제 회복세와 함께 반도체 등 IT제품을 중심으로 수출도 호조를 보여 올해 3년 만에 무역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수회복세가 부진한 상황에 해외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당분간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내수 확대 힘써야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는 세계경제 부침에 따라 수출 등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 경제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내수 확대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내년도 세계교역은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 등으로 올해 대비 소폭 부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교역증가율이 올해 4.1%에서 내년에는 4%로 하락한다고 예측했다.

특히 우리 수출을 이끌었던 반도체산업 호황이 내년 하반기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반도체가 중심인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가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는 것.

KDI는 내년 경제에서 위험요인을 전망하면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거나 중국 경제의 추격으로 주력 수출품목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경우 교역조건 악화 및 수출시장 점유율 축소 등으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예상을 하회하는 성장경로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내수를 키우기 위해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내걸었지만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내수회복의 핵심요건인 가계소득 증가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물가수준을 고려한 가계의 실질소득은 올 3.4분기 439만1823원으로 1년 전보다 0.2% 감소해 지난 2015년 4.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지난해 하락하던 대외의존도가 올 들어 상승한 것은 수출 자체가 좋은 반면 내수가 빠르게 늘거나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결국 한계가 있겠지만 꾸준히 내수시장을 키워가야 한다. 수출에서도 국가나 지역 측면에서 다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