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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원 "DJ 의혹 제보 배후에 통합반대파" 국민의당 분열에 기름 붓나

최고위원직 사퇴 후 주장

박주원 "DJ 의혹 제보 배후에 통합반대파" 국민의당 분열에 기름 붓나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박주원 전 최고위원(오른쪽)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제보 의혹과 관련해 소명을 위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DJ 비자금 의혹 제보' 사건이 국민의당 통합론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박주원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통합반대파'가 있다며 음모론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실 여부에 따라 통합 찬반 진영은 물론, 국민의당에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박 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직을 자진사퇴한 뒤 자리를 옮겨 기자들과 만나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DJ 비자금 의혹 제보' 사건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반대하는 세력에서 기획한 '음모'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바른정당과 통합을 막아보려는 소위 호남 중진들의 행동이 도를 넘더니 이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구태정치의 전형적인 범죄행위까지 저지르고 있다"며 "해당 국회의원실은 범죄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며 통합반대파의 음모임을 거듭 주장했다.

특히 최초 보도가 있었던 지난 8일 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때 자신에 대한 비상징계 사유로 제시된 주성영 전 의원에 대한 약식명령서는 하루 안에 발급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면서 사전에 주도면밀하게 기획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약식명령서는 징계를 주도한 의원님들이 8일 입수한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얼마 전부터 면밀하게 주도해 기획된 것"이라며 "저는 그게 바로 음모론의 실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성영 전 의원이 과거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양도성예금증서(CD)의 발행일(2006년 2월 8일)과 주 전 의원을 기소한 약식명령서 범죄사실에 등장하는 CD의 발행일(3월 16일)이 다른 점 등을 결백의 증거로 제시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약식명령서 어디에도 박주원이 제보자라는 말은 없으며, 2006년 3월 16일 발행 CD는 이미 검찰을 떠난 뒤에 발행돼 가지고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또 주 전 의원에 대한 약식명령서가 모 국회의원 사무실을 통해 외부로 불법 유출된 점도 문제로 꼽으며 '수사 의뢰' 의사도 밝혔다.

박 전 최고위원의 음모론 제기에 따라 통합을 둘러싼 당 내홍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을 찬성하는 '친안(친안철수)계'와 반대파 간의 진실 공방 등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과에 따라서는 어느 한쪽의 심각한 정치적 타격도 배제할 수 없다.

당에 대한 여론의 악화도 우려된다.
통합을 놓고 심화되는 지지자들의 분열 양상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 있고, 음모론 부상만으로도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어서다. 당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이날 여론조사전문업체인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성인 1005명에게 설문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도는 전주와 같은 5%로 주요 5당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