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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3000억 자본확충 숨통

산은 유상증자 참여 의결, 내년 추가 자본조달 통해 RBC 비율 200%로 상향

KDB생명 3000억 자본확충 숨통


KDB생명이 드디어 사실상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3000억원을 유상증자 형식으로 지원받는다. 이에 따라 KDB생명은 올해 결산 지급여력(RBC)비율이 150%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RBC비율 150% 이상이면 해외 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권)을 발행할 여력이 생기는데 KDB생명은 이번 유상증자에 이어 후순위채권 등을 통해 자본 조달을 하고 영업력을 회복해 내년 상반기까지 RBC비율을 20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3000억 유상증자 받는 KDB생명 '숨통' 틔어

15일 금융권에 다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KDB생명에 대한 3000억원 유상증자 방안을 의결했다.

지난 8월 희망퇴직으로 임직원 230여명을 내보내고 점포를 기존 190개에서 99개로 축소하고서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5000억원 유상증자를 요청한 KDB생명의 요구가 이날 받아들여진 것이다.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를 통해 KDB생명의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는 실질적이고 사실상의 대주주다.

KDB생명 관계자는 "3000억원 증자가 이뤄지면 RBC 비율(올해 9월 말 현재)이 116%에서 160%대로 올라갈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번 산은의 증자 결정에 따라 KDB생명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KDB생명은 지급여력(RBC) 비율이 지난해 말부터 4분기 연속으로 금융당국의 권고기준(150%)을 밑돌아 자본확충이 절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핵심지표다. 금융당국의 RBC 권고 기준은 150% 이상이며, 이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경영실태평가 등을 실시한 후 적기 시정조치에 나선다. 보통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 50% 미만이면 경영개선 요구, 0% 미만이면 경영개선 명령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 계획을 받는다.

KDB생명의 9월말 현재 RBC비율은 116%로 증자가 되지 않으면 100% 이상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KDB생명 매각 작업도 당분간은 '스톱'

또한 이날 이사회에서 산은은 KDB생명이 유상증자를 요청한 금액 5000억원 중 나머지 2000억원을 오는 2020년까지 수혈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KDB생명은 3000억원 증자를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5000억원을 수혈받게 된다.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산은이 이번 이사회에서 KDB생명의 자본확충을 지원함에 따라 당분간 매각 작업도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그동안 펀드를 통해 보유한 지분을 세 차례 매각하려다 실패하고서 올해 두 펀드의 만기를 내년 2월로 연장한 상태다.


이번에 자본확충을 결의한 만큼 산은은 KDB생명의 체력을 키워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KDB생명은 희망퇴직과 영업점 축소 그리고 이에 따른 영업력 저하로 분위기가 상당히 뒤숭숭해진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KDB생명에 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만큼 당분간 KDB생명은 영업력을 추스리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