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요금제 두고 시민단체-이통사 공방전

시민단체 "데이터·음성제공량 늘려야".. 이통사는 年 1조2000억 손실에 난색

보편요금제 도입을 두고 시민단체와 이동통신사 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의 하나인 보편요금제는 2만원에 데이터 1GB, 음성 200분, 문자 기본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보편요금제에 더해 데이터와 음성 제공량이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이통사들은 통신요금 부담을 경감한다는 보편요금제의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실제 도입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이통3사의 연간 매출 손실액은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는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제6차 회의를 진행하고 보편요금제 등 주요 가계통신비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정책협의회에서 보편요금제와 관련해 논의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시민단체들과 이통사 간 국내외 통신요금 수준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시민단체들은 기본적으로 국내 통신요금이 비싸다는 점을 근거로 보편요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그동안 이통사들이 소극적이었던 저가요금제에서의 경쟁을 강화하고, 기존 요금제의 요금을 순차적으로 인하하는 효과를 유발해 경쟁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다 시민단체들은 보편요금제로 예시되고 있는 음성 200분, 데이터 1GB보다 더 많은 양을 이통사가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나오고 있는 보편요금제의 내용이 소비자들의 이용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민단체들의 공세에 이통사들은 보편요금제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앞서 이통사들은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에 부응해 선택약정할인율을 20%에서 25%로 상향했으며, 저소득층에 대해 요금감면을 추가로 1만1000원으로 늘렸다. 이런 상황에서 보편요금제까지 도입되면 이통사 입장에서는 막대한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한 '보편요금제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보편요금제 출시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SK텔레콤은 연간 영업이익 감소액이 4632억원으로 추산됐다. 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까지 보편요금제를 도입한다면 이통3사는 연간 1조2000억원의 매출 감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협의회는 이날 회의를 바탕으로 보편요금제를 둘러싼 양측의 의견 조율을 위해 몇 차례 더 관련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정부와 시민단체가 보편요금제 도입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만큼 이해당사자인 이통사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아갈지 관심이 쏠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시민단체와 이통사 간 국내외 통신요금 수준을 두고 공방이 오갔다"며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만큼 몇 차례 더 보편요금제 주제를 갖고 논의를 진행해 원만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