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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佛 마크롱 대통령의 수완이 부럽다

'미니 다보스'에 기업 초청.. 친기업 앞세워 투자 유치

한국의 인재 경쟁력이 갈수록 퇴보한다는 지적이 또 나왔다. 23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유럽 명문 경영대학원 인시아드와 스위스계 세계 최대 인력공급업체인 아데코가 발표한 '세계 인적자원 경쟁력지수 2018'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보다 한 단계 밀리며 119개국 중 30위로 떨어졌다. 중국이 11단계 뛰어 43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도 경직된 노동시장과 적대적 노사문화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 노사 협력지표는 116위로 꼴찌 수준이다. 채용과 해고를 얼마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지 순위를 매겨 보니 각각 69위, 63위다. 흔히 '개천에서 용 난다'로 표현하는 사회계층 이동성 역시 94위로 크게 뒤처졌다.

문재인정부의 최우선 국정 과제는 일자리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간다. 복지.친노동 위주의 분배정책으로 기업들은 사기가 꺾여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가파르게 올린 최저임금과 비정규직 제로화 등 후유증도 심각하다.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온다. 그러려면 노동개혁과 규제개혁은 필수다. 규제를 풀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노동유연성을 높여줘야 신규 채용문도 그만큼 넓어진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일자리를 국정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은 정반대다. 지난해 과감한 노동개혁에 성공한 마크롱은 또 한 번 수완을 발휘했다. 마크롱은 다보스포럼 개막 전날 베르사유궁에서 구글, 골드만삭스 등 150개 글로벌 기업 대표와 가진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행사를 통해 총 35억유로 규모의 투자를 따냈다. '미니 다보스'로 불리는 이 행사에서 마크롱은 프랑스 정부의 친기업 정책을 집중 홍보하면서 하루 저녁에 4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낸 것이다. 독일의 SAP는 20억유로를, 도요타도 3억유로를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 기업인 SPC그룹도 2000만유로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크롱과 문재인 대통령의 상반된 일자리 해법의 중간 성적표는 나왔다. 프랑스 실업률은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반면 한국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작년 한국 청년실업률은 9.9로 사상 최고 행진이다. 일자리 해답은 먼 데 있지 않다. 규제개혁과 노동개혁으로 기업의 투자가 늘면 일자리는 당연히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