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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차이나' 베트남을 가다] NH투자증권 "법인장부터 영업 최전선 나가 솔선수범"

<4> NH투자증권
유증으로 자본금 확충 마쳐 ..현지 영업.리서치 직원 채용
단기적인 수익 목표보다는 시장 발전과 함께 성장 추구

['넥스트 차이나' 베트남을 가다] NH투자증권 "법인장부터 영업 최전선 나가 솔선수범"
NH투자증권 베트탐법인은 현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엘리트 증권사'를 목표로 최근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앞줄 가운데)이 지난 9일 베트남법인 공식 출범식에서 문영태 법인장(앞줄 왼쪽) 등 베트남법인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하노이(베트남)=윤경현 기자】 NH투자증권은 지난 2009년 CBV증권 지분 49%를 인수하면서 베트남시장에 첫걸음을 내딛었으나 이제서야 출발선에 섰다. 그동안은 합작 파트너와의 이견 등으로 날개를 펼칠 수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2015년 외국인투자자에 대해 49% 초과 지분보유 금지가 풀리면서 올해 1월 나머지 지분(51%)을 모두 사들였다. 지난 9일 공식적인 베트남법인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업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분 100% 인수, 사업 채비 본격화

NH투자증권 베트남법인은 유상증자로 자본금 300억원을 확충함으로써 총 자본금은 360억원 규모로 커졌다. 인프라를 개선하고, 현지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한 셈이다. 베트남 증권업계에서 자본금 기준으로 20위권에 해당한다. 문영태 베트남법인장(전무)은 "당장 전투에 나설 수 있을 정도의 '총'과 '실탄'은 준비됐다"면서 "앞으로 필요한 '식량'은 현지에서 조달하자는 각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장사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현재 영업직원과 리서치 직원 등 열댓 명을 뽑고 있는데 기대치에 부합하는 인재를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당장 큰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올해는 시장 개척과 전산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기에는 안정적인 리테일사업 구축을 위해 위탁매매 및 신용공여를 추진하고, 점차 기업금융 및 자기자본투자(PI)를 통해 베트남 국영기업의 민영화 기업공개(IPO)는 물론 현지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은행(IB)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본사에서 인수합병(M&A), 주식발행시장(ECM), 투자금융 등 IB사업을 담당했던 문 전무가 법인장을 맡게 된 이유다.

문 법인장은 "주식담보대출(마진론)은 단순히 금리만 따라가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했다. 어느 종목까지 허용할 것이냐, 크레딧 모니터링을 어떻게 할 것이냐 등 개별 기업에 대한 리스크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베트남시장에 대한 정밀분석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재무제표도 알아야 하고, 좋은 애널리스트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향력 있는 '엘리트 증권사' 추구

문 법인장의 지향점은 단순한 수치나 크기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있는 '리딩 증권사' '엘리트 증권사'다. NH투자증권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베트남시장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얘기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도 "해외 진출과 관련, 단기적인 수익 목표보다는 현지 시장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법인장은 "현지 금융회사들의 '롤 모델'이 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며 "사람과 기술을 접목, 가장 뛰어난 상품과 기술로 시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또 "베트남기업이 해외에서 양키본드를 발행할때 찾는, 국영기업이 IPO를 할때 정부가 먼저 찾는 증권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부터는 수익도 본격적으로 낸다는 각오다. 문 법인장은 "일단 경쟁사들이 하는 것은 모두 하되, 그들보다 두 배, 세 배로 뛸 것"이라며 "법인장부터 영업 일선을 누비고 다니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VIP 고객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영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진심으로 다가가면 응대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철저하게 현지화로 승부하겠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내세울 만한 게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만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문 법인장은 "중국 못지 않게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나라가 베트남"이라며 "결국 노력하고 뿌린 만큼 거두는 것 아니겠느냐"고 힘주어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