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1심 선고]

"면세점 특허권 부정청탁"..1심, 신동빈에 실형 선고

"도주 우려있다" 법정구속.. 최순실엔 징역 20년 중형
첫 총수 부재 롯데 '충격'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서동일 기자
지난해 12월 22일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됐다. 신 회장은 면세점 특허 취득과 관련해 수십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사태를 불러온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 최씨는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롯데는 사상 초유의 총수구속에 따라 큰 충격에 빠졌다. 롯데 측은 "재판과정에서 증거를 통해 무죄를 소명했지만 인정되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국민들께 약속한 호텔롯데 상장, 지주회사 완성, 투자 및 고용확대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큰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정농단 책임 朴-崔"…공범관계 인정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최씨에 대해 "국정농단의 주된 책임은 헌법상 부여받은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눠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최씨에게 있다"며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원, 추징금 72억9427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는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 추징금 4290만원이 선고됐다.

신 회장은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70억원을 선고받은 직후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재판부는 "최씨는 삼성.롯데 그룹으로부터 합계 140억원이 넘는 거액의 뇌물을 수수했고, SK그룹에는 89억원을 요구했다"며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과 관련해 삼성으로부터 수수한 72억원 상당은 실질적으로 피고인에게 이익이 귀속됐다"며 주요 혐의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에 관한 뇌물 혐의는 공여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른 국정농단 사건과 마찬가지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관계를 인정했다.

■"K스포츠재단에 지원 직무집행 대가…묵시적 청탁 인정"

재판부는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 과정에서 K스포츠재단의 경기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비 지원을 요구받고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제3자 뇌물죄)를 유죄로 판단했다.
제3자 뇌물죄는 부정청탁이 반드시 입증돼야 하는데,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의 2016년 3월 14일 단독면담 당시 월드타워 면세점과 관련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신 회장에 대해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라는 막대한 이권, 호텔롯데의 성공적 상장, 상장을 통한 지배권 강화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70억원의 뇌물을 공여했다"며 K스포츠재단에 대한 지원이 면세점 특허와 관련된 대통령의 직무 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두 사람 간의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었다고 봤다.

그러면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월드타워 면세점이 특허심사에서 탈락하자 특허 취득이 절실했던 신 회장 입장에서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비슷한 위치에 있는 기업인들이 같은 상황에서 모두 피고인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