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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바른미래당 '러브콜'..입법권력 지형변화 관계설정 고민

-호남 지지텃밭 겹치는 민평당과는 정책연대 주력할듯

민주, 바른미래당 '러브콜'..입법권력 지형변화 관계설정 고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신생 바른미래당과의 매끄러운 관계설정을 위해 공들이기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연일 바른미래당 때리기에 집중하는 자유한국당과도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을 향해서는 자극적인 대응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향후 정국 운영에서 협조관계를 당부하는 등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與, 바른미래당 구애 지속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집권여당이 바른미래당에 이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회 권력지형도 변화에 대한 고민때문이다.

과거 국민의당이 39석으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을 때는 국민의당과 사안별 정책 연대가 가능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까지 신 다당제 구조로 변화된 현재의 의석 분포에선 한석이 아쉬운 처지다.

바른미래당 출범으로 국회 의석수는 민주당 121석, 한국당 117석, 바른미래당 30석, 민평당 14석, 정의당 6석, 민중당·대한애국당 1석, 무소속 4석(정세균·이정현·손금주·이용호)으로 재편됐다.

민주당 입장에선 민평당, 정의당, 민중당에 정세균 국회의장을 포함해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에 가까운 손금주, 이용호 의원까지 포함한 범진보 의석수는 145석이다.

반면 바른미래당을 범보수로 분류할 경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합치면 147석, 이정현 의원과 대한애국당을 합치면 149석으로 재적(294석) 과반을 넘어선다.

사실상 국회의 캐스팅 보트는 바른미래당이 쥐고 있는 구조다.

바른미래당의 정체성 변화도 민주당에겐 껄끄러운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이미 당헌당규에 햇볕정책을 폐기 하는 등 안보 이슈 등에선 과거 국민의당 시절보다 정책이나 당의 정체성 면에서 '우클릭'을 하고 있다.

나머지 쟁점이나 국회 현안을 놓고서도 과거 한국당을 견제하는 여권의 우군으로 보다는 한국당과 보수 지지층 경쟁을 벌이는 야권으로 자리매김을 시도 중이다.

자칫 표대결에서 여당보다 야당인 한국당과 연대해 여당의 각종 개혁입법에 반대하는 편에 설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향후 국회 운영 과정에서 원내 현안을 놓고 신생 바른미래당에게 과거 국민의당 수준의 협조를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호남겹치는 민평당과는 정책연대 가닥
민주당은 민평당 창당이후 각종 연대설에 조기 합당설까지 제기됐지만 일단 답보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양당의 밀월관계가 이어질 경우 바른미래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최근 전남도지사 선거를 둘러싼 양당의 선거 연대설도 민주당 지도부가 적극 해명 중이다.

당직을 맡은 한 중진 의원은 "최근 전남지사 출마를 준비해온 이개호 의원에 대한 출마 자제 요청도 민평당과의 선거 연대와는 무관한 사안"이라며 "하반기 원구성이나 국회 의석 분포가 비상인 상황에서 현역 의원 출마에 따른 의석수 축소를 우려한 조치에 불과하다"고 했다.

안규백 최고위원도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평화당과의 관계설정 문제에 대해 "이번 선거는 연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 공학적 연대는 주민들에 대한 눈속임이고, 연대라는 것은 시너지 효과가 나기 쉽지 않다"고 일축했다. 다만 양당의 관계는 지방선거 전까지는 정책 연대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