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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현금 사라지는 속도 너무 빨라 고민"

"스웨덴, 현금 사라지는 속도 너무 빨라 고민"
스웨덴에서 현금이 사라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와 의회가 고민에 빠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전히 많은 시민들, 특히 노년층이 디지털망에 연계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금 통용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이들의 불편이 점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 시내 상점과 식당가에는 "현금 안받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점점 흔해지고 있다. 신용카드나 현금카드, 체크카드, 모바일 결제 등이 일반화된데 따른 진풍경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현금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스웨덴의 현금 통용은 급속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현금 통용 규모는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금 사용이 정점에 이르렀던 2007에 비해 40% 넘게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와 2016년 2년 연속 현금 통용 감소 속도는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공개된 인사이트 인텔리전스의 연례 설문조사 결과는 이같은 흐름을 잘 보여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한 번은 현금을 쓴다는 스웨덴인들의 비중은 4년전 63%에서 지난해 25%로 뚝 떨어졌다.

또 36%는 전혀 현금을 쓰지 않거나, 고작해야 1년에 한 두차례만 현금을 쓴다고 답했다.

현금이 사라지면 돈세탁 등 범죄 자금이나 탈세를 막을 수 있고, 현금을 노린 강도가 사라지는 등 이득이 많다.

그러나 현금 사용이 줄면서 은행들마저 현금 공급을 줄이면서 디지털과 거리가 있는 노년층 등이 소외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웨덴 은행들 대부분 점포에서는 현금을 더 이상 다루지 않고 있고, 많은 상점, 박물관, 식당에서도 카드나 모바일 결제만 받는다.

현금소멸 현상과 관련한 검토에 착수한 스웨덴 의회 조사위원회 책임자인 마츠 딜렌은 "현금이 사라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 현금을 다루는 인프라스트럭처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딜렌은 "연쇄 부작용으로 현금 인프라가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이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스테판 잉베스 릭스방크 총재는 "릭스방크도 이 문제 진행상황을 주의 깊게 분석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현찰을 공급토록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빠르게 현금 없는 사회로 가면서 릭스방크는 공식 가상화폐인 이-크로나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최종결론은 일러도 내년 말이나 돼야 나올 예정이고, 발행이 결정돼도 현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