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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5개국 신시장 열린다..한-중미 FTA 체결

중미와 FTA 亞 국가중 처음

중미 5개국 신시장 열린다..한-중미 FTA 체결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 세번째), 알렉산더 모라 코스타리카 대외무역부 장관, 타르시스 살로몬 로페즈 구즈만 엘살바도르 경제부 장관, 아르날도 까스띠요 온두라스 경제개발부 장관, 올랜도 솔로르사노 델가디요 니카라과 산업개발통상부 장관, 디아나 살라사르 파나마 통상산업부 차관이 2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우리 정부가 중미 5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에 21일 정식 서명했다. 중미와 FTA 체결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이다. 중미 5개국은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다. 한국은 지난해 중미 5개국에 22억2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고, 1억600만달러(2017년 1~10월)를 투자했다.

한국은 이들 국가와 상품 시장 95% 이상을 즉시 또는 단계적 관세 철폐를 합의함에 따라 자동차·철강·가전·섬유·화장품 등 주력 품목 수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호무역 기조로 위축되고 있는 북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 역할도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중미 5개국 통상장관과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정식 서명했다. 지난 2015년 6월 한·중미 FTA 협상개시 이후 2년8개월여 만이다. 양국은 의회 통과를 거쳐 FTA를 발효한다.

김 본부장은 "한국과 중미는 상품, 원산지, 서비스, 투자, 지재권, 정부조달, 협력 등을 포함하는 높은 수준의 포괄적 협정으로 이익의 균형을 이루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 양측은 조속한 FTA 발효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미 FTA 체결은 미국 등 글로벌 보호무역이 강화되는 최근 상황에서 이룬 성과라 의미가 크다. 우리 기업들이 북미시장으로 진출하는 제3의 루트로써 국면전환(모멘텀)을 가져올 전략적 교두보라는 점에서다. 특히 중국, 일본 등 경쟁국보다 앞서 FTA를 체결함에 따라 우리기업의 중미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중미 FTA 발효로 향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0.02% 증가 △소비자 후생 6억9000만달러 개선 △신규 고용 2534개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제조업 분야는 발효이후 5억8000만달러의 무역수지 개선, 2조5700억원의 생산 증가 효과가 예상된다. 산업부 윤영진 FTA협상총괄과장은 "자동차와 철강을 중심으로 수출(자동차 2억7000만달러, 철강 2억1000만달러)과 생산효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또 화장품, 의약품, 알로에음료, 섬유, 자동차 부품 등 우리 중소기업 품목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무역기구(WTO) 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 시장 개방, 비관세 장벽 해소, 투자유치 활성화 등의 후방효과를 고려하면 실제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 원산지 증명, 정부조달 시장 진출 등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졌다. 윤 과장은 "투자자-국가간 소송제도(ISDS)를 도입하고, 투자 기업의 자유로운 송금을 보장하는 등 투자자 보호를 강화했다. 아울러 WTO 정부조달협정 미가입국인 중미 국가의 정부조달 시장을 개방해 에너지, 인프라, 건설 시장에 우리 기업의 진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산지 증명서 자율 발급 등 통관 기준도 간소화된다. 이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섬유업체 등 우리 투자기업들의 미국 쪽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섬유기업들은 온두라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에 최근 15년간 약 3억달러 규모를 투자했다. 한국에서 원사·원단 등을 공급받아 현지에서 의류를 만들어 미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이번 한·중미 FTA에서 농축산물은 최대한 개방을 제한해 우리 산업 피해를 최소화했다. 쌀, 고추, 마늘, 양파 등 우리 주요 민감농산물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했다.
쇠고기(16~19년), 돼지고기(10~16년), 자당(16년), 천연꿀(16년), 냉동새우(TRQ·저율관세할당) 등 일부품목은 관세를 장기 철폐하거나 TRQ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커피(관세 즉시 철폐), 원당(즉시), 바나나(5년), 파인애플(7년), 망고(7년) 등 우리측 민감성이 낮으면서도 중미측 주요 관심품목에 대해선 한·콜롬비아, 한·페루 FTA 수준으로 개방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에 한·중미 FTA 발효를 목표로 국회보고 및 비준동의 요청 등 통상절차법에 따른 후속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