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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레저] 국악와인 열차 타고 충북 영동으로 떠나자!

흥이 살아있는 국악의 고장
대한민국 1등 와인의 성지
빼놓을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

매년 9월께 영동군 영동천 일대에서 열리는 영동난계국악축제는 국내에서 유일한 국악 전문 축제다. 지난 1965년 박연의 업적을 기리는 난계예술제로 시작한 이후 1998년부터 난계국악축제로 명칭을 바꿔 지금까지 이어진다. 체험과 공연, 경연 대회, 학술 대회가 함께 열리고 국악 연주자와 학자, 일반인이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축제는 난계사에서 박연 숭모제를 지내며 시작하지만 주 무대는 영동천 일대다. 흥겨운 난계국악단의 공연과 퓨전 국악 연주에 어깨춤이 들썩인다. 조선시대 어가 행렬과 종묘제례악 시연의 경우 축제 기간이 아니면 보기 어렵다. 영동난계국악축제 영동천 일원에선 대한민국와인축제도 열리니 함께 돌아보면 좋다.

[yes+ 레저] 국악와인 열차 타고 충북 영동으로 떠나자!
난계 국악체험촌 우리소리관에서 국악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yes+ 레저] 국악와인 열차 타고 충북 영동으로 떠나자!
여행객이 천고를 치고 있다.

토요일마다 무료 공연… 우리가락에 어깨춤 '덩실덩실'가야금·해금·비파 같은 현악기, 징·북·편경 등 타악기, 대금·나발 등 관악기가 종류별로 전시돼 있는 난계국악박물관은 국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들러볼만한 장소다. 60여점이 넘는 국악기를 만나보면 국악이 어렵고 낯선 음악이 아니라는 것을 절로 깨닫는다. 민속자료전시실에는 고인이 된 국악인의 녹음 자료, 국악 공연 실황을 녹화한 영상 등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귀한 자료가 많다. 세종실록, 가곡원류, 대악후보, 악학궤범 등 국악 관련 고문서와 다양한 국악 의상도 국악에 대한 이해를 한층 넓힐 수 있도록 해준다.

영동국악체험촌을 찾아가면 국악의 신명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난계국악단이 토요상설공연을 열기 때문이다. 무료로 국악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판소리 등 흥겨운 우리 가락을 즐길 수 있다. 사물놀이, 거문고, 난타 체험 등 국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체험실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신명나는 국악 공연을 보고 난 뒤 천고(天鼓)를 두드려보자. 천고란 '소망과 염원을 하늘에 전달하는 북'이라는 의미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이다. 울림판 지름 5.54m, 북 몸통 5.96m, 무게 7t에 이른다. 천고를 만들기 위해 수령 150년 이상 된 소나무 원목이 15t 트럭 4대 분량, 어미소 40마리의 가죽이 사용됐다.
[yes+ 레저] 국악와인 열차 타고 충북 영동으로 떠나자!
영동 국악와인열차에서 여행객들이 와인을 마시고 있다.

[yes+ 레저] 국악와인 열차 타고 충북 영동으로 떠나자!
영동와인

열차밖 풍경 안주삼아 한잔… 한국음식과도 환상의 짝꿍와인은 느긋하게 오감으로 마시는 술이다. 소주처럼 다 마신 후 와인잔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한 두 모금 정도 남았을 때 다시 잔을 채워주는게 매너다. 눈으로 와인의 색, 투명도, 점도 등을 보고 코로 향을 맡아 와인의 다양한 아로마를 느낀다. 입으로 단맛, 신맛, 떫은 맛을 판별한다. 와인 전용 잔은 향이 밖으로 퍼지지 않도록 모아 향을 더욱 다양하고 강하게 즐길 수 있게 한다. 와인은 적은 온도 변화에도 맛이 바뀌기 때문에 와인잔 다리를 잡는다. 또 와인을 공기와 많이 접촉시켜서 와인에 담겨있는 다양한 향을 발산시키기 위해 와인잔을 보통 돌린다.

와인 품질의 90%는 포도에 의해 결정된다. 영동와인은 최고 품질의 포도만을 엄선해 영동대 와인발효식품학과, 이탈리아 벨레트리 양조연구소 등의 기술 지도를 받아 만든 우리나라 최고의 와인이다. 탄닌과 산도가 조화롭게 이뤄진 영동와인은 서양요리뿐 아니라 전류와 같은 우리나라 음식에도 매우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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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계곡물이 얼어 있는 옥계폭포에서 여행객들이 평소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곳에 들어가 관람을 하고 있다.

옥계폭포에 얼어붙은 물줄기 마치 비단자락 펼쳐놓은듯한바탕 신명 나는 국악 체험과 함께 와인을 즐겼다면 이제 영동 여행에 나서보자.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갈라지는 곳에 자리잡고 있어 아름다운 산들로 에워싸여 있으며 아름다운 월이산의 주봉과 서봉에서 내달리는 산등성이 아래 옥계폭포가 있다. 옥계(玉溪)폭포의 옥(玉)은 여자를 뜻하는 말이다. 박연이 이곳에서 자주 피리를 불었다고 박연폭포라고도 불린다.

폭포를 바라보면 여자가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으며 높이가 20여m에 이르는 폭포는 비단자락을 드리운 듯 곱고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주위 풍광도 뛰어난데다 울창한 숲이 있어 한여름에도 서늘하고 오색 물보라를 일으키며 내리꽂히는 물줄기는 선계를 방불케 한다. 어느날 옥계폭포를 찾은 박연은 오색영롱한 폭포수 밑에서 피리를 연주할 때 바위 틈에 피어난 난초에 매료됐다고 해서 난초의 난(蘭)에 흐르는 시내 계(溪)를 써서 호를 난계라고 했다.

폭포도 여자(陰)와 남자(陽)가 있다. 옥계폭포는 여자폭포 중 하나다. 옥계폭포에는 재미있는 전설도 내려온다. 언제 생겨났는지 폭포가 내리꽂히는 웅덩이 안에 우뚝 솟은 양바위가 생겨났다. 어느날 마을 사람들이 물 한가운데 우뚝 솟은 양바위가 폭포 경관을 해친다고 해서 멀리 옮겨 버렸다. 그때부터 이 마을에는 희귀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젊은 사람이나 늙은 사람이나 가릴 것 없이 남자들이 객사를 하거나 사고로 죽는 등 불행이 연이어 터졌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몇몇 사람들은 양바위를 옮겼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다시 양바위를 제자리로 옮겨놓았다. 그러자 거짓말같이 예전처럼 마을이 평온해졌다고 한다.

영동의 맛있는 음식도 여행객들을 즐겁게 한다.
영동 대표 음식이라면 금강에서 건져올린 민물고기로 만든 도리뱅뱅이와 어죽을 꼽을 수 있다. 손질한 피라미를 프라이팬에 둥글게 놓고 튀긴 뒤 양념을 발라 조린 도리뱅뱅이는 비린내가 없으며 고소하다. 쏘가리, 동자개, 메기 등 갓 잡은 민물고기를 통째로 2~3시간 가량 삶은 뒤 수제비와 국수를 넣고 끓인 어죽도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