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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한반도 지진] 김진구 교수 "내진설계가 지진에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다"

김진구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포항지진은 내진설계가 지진에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포항지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필로티 구조의 건축물을 살펴본 결과 수평, 수직 모두 불리한 구조로 설계돼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주차장 확보를 위해 1층에 기둥만 세우다보니 계단 부분이 건물이 중심이 되고 이는 지진발생 시 회전축이 돼 계단 부분과 거리가 먼 기둥부터 뒤틀림 현상이 발생했다”며 “비정형 필로티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설계단계에서부터 제대로 내진설계를 반영했다면 이 같은 심각한 파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특별지진하중이 설계에 반영돼야 하지만 현행 건축법에서는 이를 반영하기에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며 "내진설계를 했다고 하지만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모든 건축설계는 건축사만 할 수 있도록 법령이 정하고 있어 구조엔지니어들의 참여를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며 “건축사는 디자이너지 엔지니어 아닌 만큼 해외의 사례처럼 조엔지니어들이 설계 과정에서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대성아파트 등의 파손에 대해서는 액상화와 큰 관련이 없어보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1987년에 준공된 대표적 노후 건물인 대성아파트, 건물 내부는 크게 손상되지 않았고 하부 지반에 침하, 조적벽 파손을 보였다며 기초가 지진력을 견디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액상화 영향으로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다면 액상화 발생이 사실로 확인된 만큼 퇴적층 지대의 건축설계에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서양에서는 액상화 지역의 경우 기초에 파일을 이용하고 파일을 엮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사례를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