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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금호타이어 노조, 해외매각 막지 마라

독자 생존 가능성 희박..일단 회사부터 살려야

경영난에 빠진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인수에 나선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3년간 고용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 목적은 기술을 빼가려는 게 아니다.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차이 회장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노조에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앞서 차이 회장은 지난 16일 "금호타이어 인수 후 3년 고용보장 조건을 처음 듣는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그동안 해외매각에 반대해온 금호타이어 노조는 같은 날 "앞으로 10년간 고용을 보장한다는 답변을 해주고, 이에 따른 객관적인 자료를 달라"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10년 고용보장 요구는 무리다. 위기에 빠진 회사를 살리는 게 먼저다.

정부와 산은 등 채권단의 입장은 확고하다. 노조의 반대로 오는 30일까지 투자유치가 무산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못 박았다. 산은은 지난주 더블스타가 6473억원 유상증자로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확보하고, 고용을 3년 보장하는 매각조건을 승인했다.

금호타이어의 독자생존 가능성은 낮다. 만기가 돌아오는 대규모 차입금을 갚을 여력도 없고, 생산성도 경쟁사보다 한참 떨어진다. 지난해 채권단 실사 결과 금호타이어의 존속가치는 4600억원으로 청산가치 1조원의 절반에 그쳤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국내 공장은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우려한 금호타이어 비노조원 1500명이 21일 해외매각에 찬성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정상적 판매활동이 안되고, 자금 부족과 고객신뢰 상실 등으로 결국 파산할 것"이라면서 "투자유치가 최선은 아니지만 반대할 수만은 없다"고 호소했다.

국내 인수자가 없는 상황에서 해외매각은 차선이다. 더블스타 측도 3년 고용 약속을 꼭 지키고 '먹튀'에 대한 노조의 우려를 씻을 수 있는 방안을 내놓길 바란다. 광주에 본사를 둔 금호타이어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금호타이어 고용인원만 5000명을 넘고, 190여곳의 협력업체 직원과 가족이 1만여명에 달한다.
노조는 현실을 직시하고 파국은 막아야 한다. 10년 고용보장보다 회사를 먼저 살려 50년, 100년 가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