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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현명한 선택한 금호타이어 노조

해외 매각에 60% 찬성.. 한국GM에도 좋은 선례

금호타이어가 중국 타이어 제조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된다. 1일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매각 찬반 투표에서 절반을 훌쩍 넘는 1660명(60.6%)이 찬성했다.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 지분 45%(6473억원)를 인수하는 안을 승인했지만 노조의 반대로 본계약이 늦어졌다. 산은과 더블스타는 2일 본계약을 한다.

노조가 끝까지 해외매각을 반대했다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가 불가피했다. 법정관리는 곧 청산을 말한다. 금호타이어는 고용인원만 5000명을 넘고, 협력업체 직원과 가족까지 수만명이 거리로 내몰릴 뻔했다. 파국을 막은 노조원들의 현명한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정부와 채권단은 앞으로 시설자금 2000억원, 채권연장 등 지원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노조의 벼랑 끝 전술에 물러서지 않고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 원칙을 지킨 점도 칭찬받을 만하다. 청와대는 지난 주말 "문재인 대통령의 뜻은 절대로 정치적 논리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노조를 압박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동걸 산은 회장도 거들었다. 이달 초 중견 조선사인 성동조선해양.STX조선해양 구조조정 때부터 기류가 바뀌었다. 성동조선은 법정관리, STX조선해양은 자구 노력을 봐가며 살릴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 같은 기류가 금호타이어까지 이어졌다.

금호타이어는 한국GM 처리에도 좋은 선례가 될 듯하다. 한국GM은 4월 말까지 미국 GM 본사 만기 채무와 협력업체 지급금 등을 합쳐 2조원 넘는 돈이 필요하다. 오는 20일까지 정부에 자구안을 제출해야 하는데 지난 주말 임단협이 결렬됐다. 노조가 양보를 하지 않아서다. 채권단인 산은은 강경하다. 노사의 고통분담안이 나오지 않으면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칙을 지켜가길 바란다.

파국은 막았지만 금호타이어가 갈 길은 멀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쌍용자동차의 부활 과정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우여곡절 끝에 인도 자본 마힌드라에 인수된 쌍용차는 노사가 합심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등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2016년 9년 만에 흑자가 났고, 올해까지 500명 넘는 해고직원이 복귀했다. 회사를 살리는 데는 노와 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