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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민주당은 '드루킹' 의혹 규명에 협조해야

국정원 댓글이 반면교사.. 野도 마구잡이 공세 없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연루 의혹을 받는 '드루킹(필명)' 댓글 사건이 일파만파다. 지난 14일 TV조선은 "경찰은 '댓글 공작팀'의 주범과 수백건의 문자를 주고받은 여권 인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김경수 의원이라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6일 "댓글로 일어선 정권은 댓글로 망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김경수에 대한 특검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김경수 의원이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알리지 않았을까 하는 게 합리적 의심"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대선 때 문 후보의 대변인과 수행팀장을 맡았다.

민주당은 발끈했다. 첫 보도가 나온 14일 김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실이 아닌 내용이 무책임하게 보도된 데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당 대변인은 "명확한 근거나 증거 없이 마녀사냥 하듯 몰아가는 행태는 구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16일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김모씨(드루킹)를 포함해 당원 2명을 제명했다.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단도 꾸리기로 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사건을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과거 국정원과 군의 댓글공작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국가기관을 동원한 인터넷 댓글 공작은 전임 박근혜정부의 정통성에 치명상을 입혔다. 문재인정부는 적폐청산 차원에서 이를 파헤쳤다. 이 일로 전임 국정원장, 전임 국방장관을 비롯해 수십명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태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민주당이 김경수 의원을 감싸고 돌아선 안 된다. 김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현 정권의 실세다. 그럴수록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당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에도 응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야당은 마구잡이 정치공세를 자제하기 바란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건 잡았다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아직 진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김씨가) 뒤늦게 무리한 대가를 요구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반감을 품고 불법적으로 '매크로'를 사용해 악의적으로 정부를 비난한 게 사태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을 100% 믿을 이유도 없지만 100% 믿지 않을 이유도 없다. 경찰이든 검찰이든 아니면 특검이든 진실 규명이 먼저다. 그 뒤에 '드루킹'의 개인 일탈인지 정권 차원의 게이트인지 판가름이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