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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에 주도권 뺏길라… 한국당 ‘北위장쇼’ ‘드루킹’ 견제구

댓글 특검 요구 투쟁 수위 높여
핵 폐기 낙관 지원용 회담 우려

남북정상회담에 주도권 뺏길라… 한국당 ‘北위장쇼’ ‘드루킹’ 견제구
24일 오전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이 불거진 현장으로 지목된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앞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한국당은 현장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사흘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견제구가 점차 강도를 더하고 있다.

한국당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 선언 없이는 정상회담이 '위장쇼'로 전락할 것이라며 연일 정부를 향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또 댓글조작 의혹인 '드루킹 사건' 관련 특검 촉구 투쟁 수위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형성될 '북핵 블랙홀'로 급속히 빨려들면서 정국 주도권이 정부.여당으로 넘어갈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관측이다.

■한국당 남북회담 이슈 차단 분주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24일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야3당이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주는 최대한 정쟁을 자제한다'고 발표한 합의문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연일 회담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사실상 '사전 견제'에 들어갔다.

한국당은 남북정상회담이 결정된 직후부터 '북핵폐기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적극적인 압박에 나섰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방법의 북핵 폐기' 등 5가지 구체적 요구사항을 정부에 제시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비판적 기조를 유지해 보수층 지지를 다잡고 정국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홍 대표는 "북한이 또다시 국제제재로 붕괴 위기에 처하자 세 번째 살려주려고 남북 위장평화쇼를 하는 게 이번 4.27 정상회담"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핵폐기 없는 남북 협상은 이적행위"라며 "어떤 비무장지대 남북 평화쇼에도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폐기 '장밋빛 낙관론' 경계

북핵문제를 지적하는 토론회 개최도 이어지고 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핵폐기를 위한 정상회담 전략과 국제공조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남북정상회담이 5월 말 또는 6월 초 개최가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지원용 회담'에 그쳐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당 견제가 계속되자 민주당에서도 불만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초당적인 협조를 해달라는 주문이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전 세계가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축복하고, 성공을 기대하는 이 시점에 한국당만 성공을 바라지 않는 것 같다"며 "황당한 트집잡기, 엉뚱한 떼쓰기만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반대를 위한 반대, 소모적 정쟁을 중단하고 한반도 운명이 걸린 남북.북미회담 성공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