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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총 사흘새 69조원 증발..반도체 랠리 종료 전조?

아이폰 수요 부진 전망에 애플의 시가총액이 사흘새 639억달러(약 69조1079억원) 증발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완전한 패닉모드'에 빠졌다며 이를 반도체 및 주식시장 하락의 전조라고 지적했다.

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3거래일간 주가가 7.1% 하락하면서 시총 639억달러를 날렸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하청 제조사이자 애플의 주요 공급업체인 대만 TSMC가 지난주에 예상보다 낮은 2·4분기 매출 전망을 내놓은 뒤 애플 주가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기술주 중심의 증시 랠리가 끝났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TSMC는 지난 19일 올해 2·4분기 매출 전망치가 78억~79억달러(약 8조4395억 원)라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88억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TSMC는 모바일 시장의 수요가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애플 아이폰X에 사용되는 광학 센서 공급업체인 AMS도 2·4분기 매출 전망치를 전분기의 절반 가량으로 낮췄다.

GBH인사이츠의 대니얼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노트에서 "큰 기대가 모아진 2·4분기를 앞두고 공급체인을 살펴본 결과 6월 아이폰 출하량이 예상치보다 상당히 낮아 애플이 완전히 패닉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애널리스트도 "TSMC의 낮은 전망치는 반도체 부문과 주식시장 하락의 전조"라고 말했다.

하이테크스트래티지스트의 프레드 히키 에디터는 "TSMC의 경고는 반도체 랠리에 대한 결정타로 보인다"며 "반도체는 전체 주식시장의 선행지표이며 지난 2년간 강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에서 고전중인 애플은 설상가상으로 아일랜드에서 세금폭탄을 맞게 됐다.

파스칼 도노후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24일 애플로부터 130억유로(17조1000억원)의 법인세를 오는 6월부터 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금 추징은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누려온 조세혜택에 대한 것으로 유럽연합(EU)이 2016년 8월 관련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애플과 아일랜드는 EU 판정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하고 지금까지 납세를 미뤄왔다.
그러나 유럽에서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을 겨냥한 조세 회피 논란이 거세지면서 압박에 시달리던 애플은 지난해 12월 백기를 들었고 아일랜드 당국과 구체적 납세 일정과 방식에 합의했다.

우선 애플은 체납 세금을 6월 말부터 납부하기 시작해 10월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며, 에스크로 계좌 송금 방식을 사용할 예정이다. 에스크로는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삼자가 자금을 보관하도록 한 제도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