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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금융포럼]박영석 서강대학교 교수 "시스템 개혁만으론 자본시장 미래 없다"

포럼 둘째날, 세션3 강연

[서울국제금융포럼]박영석 서강대학교 교수 "시스템 개혁만으론 자본시장 미래 없다"


"현재와 같은 금융위원회 중심의 시스템 개혁만으로는 자본시장 선진화는 성공할 수 없다. 노동시장의 이중적 구조와 중소기업으로 중심의 경제생태계 변화 등 우리나라 전체의 큰 틀에서 통찰적이고 개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박영석 서강대학교 교수는 25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자본시장 발전방안과 선진화 전략'에 관한 주제강연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시스템 개혁만으로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미래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정부의 중소기업 금융정책이나 자본시장을 통한 중소기업 벤처 활성화가 성공하지 못했다"며 "대기업 중심의 우리나라 경제의 생태계를 좀 더 진입장벽을 없애는 쪽으로 우리나라 경제 전체를 고려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가 고려한 요인으로는 대기업의 이중화된 노동구조, 산업은행 등 공공 위주의 시스템 개혁, 고령화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 등을 꼽았다.

박 교수는 "금융산업은 경쟁이 활발해야 하지만 금융산업의 독과점적인 구조에선 한계가 있다"며 "어떤 전문경영인(CEO)이 되더라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황은 금융산업 발전에 도움이 안될뿐더라 고임금을 누리는 금융회사 직원들이 노조를 통해 보호받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쟁력 저하 요인을 가려냈다.

또한 개혁을 통한 선진화 방향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시스템 개혁을 통해 바꾸겠다는 의도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자금공급이 제한적이어서가 아닌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게 만드는 현재와 같은 수출 중심과 대기업 위주의 구조적인 문제"라며 "자본시장을 통해 혹은 증권회사를 통해 모험자본이 투입됐을 때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본시장은 모험산업을 발전시키는 마중물 역할이면 충분하다는 주장을 박 교수는 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들을 제거해주고, 벤처 활성화를 도와주는 것이 자본시장의 역할"이라며 "자본시장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시장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 역할을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가 거들어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 아닌 '하이리스크 로리턴' 시장으로 조성되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의견도 내놨다.

경쟁 과정에서 개별사들이 부실화됐다고 실패한 금융정책이라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개별 금융회사의 부실이 금융정책의 실패라고 하는 생각은 과도한 금융회사 보호라는 부정적 결과를 낳았다"며 "결과에만 주목해서 상대적인 비교만 하는 현재의 시스템이 과도한 위험을 조성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별취재팀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