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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금융포럼]"한국 금투산업 선진국형 전환기… 규제 완화 절실한 시점"

포럼 둘째날, 기조강연..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
골드만삭스 못 넘을 벽 아냐..국내기업 실적, 증시로 반영
연기금도 주식투자 늘려..30년만에 이룬 ‘반도체신화’ 금투업이 재현할 수 있어
4차 산업혁명시대의 금투업, 대형사는 글로벌 M&A 확대..증소형사는 IB특화로 차별화
핀테크-금투업 경쟁관계서 전략적 협업관계로 진화중
정부 지원이 ‘마지막 키’..금융위기 이후 만든 규제, 네거티브로 전향적 검토
금투업도 국책연구에 포함, 거래세 폐지 등 논의해야

[서울국제금융포럼]"한국 금투산업 선진국형 전환기… 규제 완화 절실한 시점"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25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서울국제금융포럼' 둘째날 행사에서 "한국 금융투자산업은 선진국형으로 가는 전환기에 놓여 있고,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경쟁사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한국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은 선진국형으로 가는 전환기에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증시에 반영되면서 각 기업의 시가총액이 크게 올랐고, 증시 수요 기반에 해당하는 연금자산 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 금융투자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정부의 자본시장 육성 지원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금투업계 선진국형 전환 중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25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서울국제금융포럼' 기조연설에서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은 92조원, 모간스탠리는 87조원, 노무라는 28조원으로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처럼 느껴졌으나 국내 증권사들이 맹렬히 추격하고 있어 불가능한 과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금융투자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몇 가지 시그널(신호)을 소개했다.

그는 201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100%를 돌파한 점과 기업이익 증가가 주식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한 점, 연금과 자산관리 수요 증가 등으로 증시 수요 기반이 확충된 점을 언급했다.

권 회장은 "미국 증시는 1980년대 초반까지 부진했지만 기업이익이 늘어나면서 증시의 본격 성장이 이뤄졌다"며 "우리 증시도 최근 상장기업 이익이 뚜렷하게 늘어나며 주가지수와 상관관계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 연금자산은 2016년 823조원에서 2030년까지 3495조원까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지속적으로 증시 상승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가 이룬 세계 최고 경쟁력을 금융투자업계도 이룰 수 있다고도 말했다. 또 향후 한국 금융투자산업이 아시아 자산 허브가 될 수도 있고, 이는 도전해볼 만한 과제라고도 했다.

■자본시장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권 회장은 이날 우리 경제와 금융산업의 당면과제를 언급하며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감소를 잠재성장률에 하락 요인으로 지목했다.

또 △저성장·저금리 구조의 장기화 △주력산업의 성장 둔화 △가계대출에 치우친 금융구조 등은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과 예금에 편중된 가계자산은 자금 부동화를 불러와 소비위축과 노후대비 부족을 가져온다고도 지적했다.

권 회장은 "지난 2009~2017년 자산운용 수익률을 보면 부동산 3.7%, 예금 2.5% , 주식 8.8%, 채권은 4.9% 수준"이라며 "수익률을 보면 우리 금융투자상품이 자산증대의 핵심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시장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혁신성장을 촉진하고 국민재산 증대를 위해서는 자본시장 육성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또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혁신 등에도 금융투자업계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사는 글로벌 차원의 딜(Deal) 소싱, 인수합병(M&A) 전개, 지분투자(PI) 확대를 통한 혁신성장자본 공급 확대,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발행 개시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 중소형사는 기업 성장단계별 특화된 IB업무 등을 통해 차별화하고 전문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그는 "금융투자회사와 핀테크회사의 관계는 경쟁과 탐색에서 전략적 협업으로 진화 중"이라며 "핀테크회사 투자유치 금액 중 금융회사 투자 비중은 지난 2010년 25.8%에서 2015년 43.4%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30년 전만 해도 전자업계의 연구개발 투자액을 모두 합쳐도 IBM 등 단일회사 투자 규모액에 못 미쳤지만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가 세계 최고를 다투는 회사가 된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자업계가 이룬 발전을 금투업계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쟁력 위해선 규제 완화 필수적

그는 "지난 10년 우리 금융투자업은 성숙해지고 강해졌다"며 "우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은 선진국형으로 가는 전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 회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만들어진 전반적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전향적으로 바꿔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국책 연구개발 지원과제에 금융투자업은 빠져 있다"며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래세 폐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은 중대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 외에 ISA, 종합적 세제지원 상품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안승현 팀장 강재웅 김경아 차장 김현정 김미정 강구귀 박지애 이병훈 남건우 최재성 김유아 오은선 송주용 기자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