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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새 이란 핵합의 추진할 수도"

美, 협정 무조건 파기에서 선회하나 관심

다음달 '이란 핵합의'의 존폐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욱 강력하고 포괄적인 '새로운' 조건이라면 이란과 합의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취임 후 지속적으로 핵합의 탈퇴를 주장한 그는 유럽 대표로 트럼프 대통령을 말리러 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새 합의 준비를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합의 개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여기 마크롱 대통령이 아주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내가 다음달 12일에 뭘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두고 보자. 그러나 내가 몇몇 사람들이 예상한 행동을 할 지, 아니면 내가 단단한 기반 위에 새로운 협상을 할 수 있을 지 두고 보자"고 강조했다. 그는 "왜냐하면 지금 합의는 썩은 기반위에 이뤄졌고 나쁜 협상이다. 나쁜 구조다. 이는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으며 절대 이뤄져서는 안 될 협상이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5년에 미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 이란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활동을 억제하는 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서명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부분적으로 해제했다. 미 대통령은 국내법에 따라 90일마다 이란의 JCPOA 준수 여부를 검토해 의회에 보고하고 120일마다 이란 제재 유예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이란 제재 유예 방침을 갱신하면서 "이번이 마지막이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시 JCPOA가 허점이 많아 개정이 없다면 합의에서 탈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월 12일에 다시 한 번 제재 유예 여부를 결정을 해야 한다.

지난 23일 미국을 처음으로 국빈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을 대표해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그는 24일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핵합의에 뭔가를 추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기에 트럼프 대통령만큼이나 (핵합의에) 비판적이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우리가 기존의 핵합의로 이뤄낸 토대 위에서 합의를 논하고 싶다"며 "현재 핵활동과 관련된 합의 외에 탄도 미사일 활동이나 지역적 영향력 같은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는 두 정상이 새로운 합의를 통해 기존에 명시된 핵개발 억제 기간을 연장하고, 이란의 탄도 미사일 개발을 막는 동시에 이란이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만들어 이란의 영향력을 영토 안에 묶어두려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란이 미국의 뜻대로 움직여 줄지는 미지수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월 트위터를 통해 "핵합의를 다시 협상할 수 없으며 미국도 이란처럼 합의 내용을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