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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구태정치·적폐 청산…문대림-원희룡, 날선 공방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도 가세…우근민 전 지사도 쟁점화

[종합] 구태정치·적폐 청산…문대림-원희룡, 날선 공방
6·13 제주도지사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왼쪽)와 무소속 원희룡 후보. /사진=연합뉴스DB


[제주=좌승훈기자] 적폐 청산과 구태정치 퇴출이 6.13 제주도지사 선거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를 두고 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와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 간 날선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원희룡 후보다. 원 후보는 24일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기자 간담회를 통해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불거졌던 문대림 후보의 부동산 투기와 쪼개기 매매 의혹을 거론하고, 문 후보와 우근민 전임 도정을 ‘적폐’라고 규정하며 비판했다.

■ 원 후보, ‘적폐’ 청산…“땅투기·도덕성 검증 먼저”

원 지사는 “지난 4년은 적폐와 싸운 4년이었으며, 제주가 다시 ‘조배죽(조직을 배신하면 죽음)’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배죽’은 우 전 지사 측근들이 술자리에서 건배사로 즐겨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지사는 “곶자왈을 훼손하고, 경관이 좋은 곳, 난개발을 인가해주고 중국에 팔아넘긴 것, 기회 될 때마다 제 잇속 챙기기에 나서는 집단들이 도정을 장악해서는 안된다”며 “부동산 투기로 번 돈을 누리면서 어떻게 촛불혁명을 이야기하고 적폐청산을 내세우냐”고 비판했다.

[종합] 구태정치·적폐 청산…문대림-원희룡, 날선 공방
원희룡 예비후보 /사진=fnDB

■ 문 후보 “상황 불리하자, 부정한 집단으로 매도”


이에 문대림 후보는 이날 오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원 지사가 4년 전 제주도지사 출마회견 당시 우근민 지사와의 특별한 관계를 언급하며, 인생 선배로서, 훌륭한 도지사로 존경심을 잃지 않겠다고 밝혔었다”며 “원 지사 상황이 불리하자 돌변했다. 아무리 선거판이라지만 도지사라는 사람의 행태라 하기에는 너무도 무분별하고 거칠다”고 반박했다.

또 “원 지사가 도정을 접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내뱉은 일성이 상대 후보 흠집 내기냐”며 “전직 지사와 엮어 부정한 집단으로 매도했다. 여론에서 밀리고 있는 현 상황을 흔들어보려는 조급함이 낳은 네거티브 전략임을 도민사회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 원 후보 “도덕성 검증이 먼저”…공개토론 제안

원 후보는 25일에도 비판을 이어갔다. 원 후보는 이날 오전 선거무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땅투기·도덕성 검증이 먼저”라며 문 후부를 압박했다.

원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해 “없는 사실을 왜곡해 흠집을 내자는 게 아니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 중 제대로 답변된 게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예컨대 송악산 땅을 왜 샀는지, 얼마를 벌었는지, 그것이 투기는 아닌지, 투기라면 땅 투기하는 사람이 도지사를 해도 되는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묻고 싶은 것”이라며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원 후보는 또 우 전 지사에 대해 “4년 전 출마회견 당시 기자들의 질문은 전직 지사들의 장·단점을 물어본 것이었고, 각자의 장점을 얘기하면서 잘 모시겠다고 한 거였다”며 “다만 전직 지사로서, 존경받는 원로로서 역할을 하려면 지켜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일일이 얘기하지 않겠지만 최근 몇 달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여러분도 아시지 않느냐?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종합] 구태정치·적폐 청산…문대림-원희룡, 날선 공방
문대림 예비후보 /사진=fnDB

■ 문 후보 ““진흙탕 싸움 몰아가나?, 고발하라”


문 후보는 이에 대해 25일 오후 재차 대번인 논평을 내고 "원희룡 후보는 도덕성 운운하며 선거판을 정책대결보다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다면 사법당국에 고발하라"고 받아쳤다.

문 후보는 또 "원 후보는 4년 전 자신이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뭉개버렸다"며 "'훌륭한 도지사' '평생 후견인으로 모시고 싶다'며 머리를 조아리던 전직 지사를 지금은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양인지 제주를 망가뜨린 장본인이라며 헐뜯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직 지사를 적폐세력으로 규정하면서도 전직 지사 선거 참모들을 대거 등용했던 사실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것이냐"며 반박했다.

문 후보는 또 “자신의 최측근 비리에 대해서는 도민들에게 해명했는가”라고 묻고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상대방만 비방하려는 눈에 진실이 보일 리 없다”고 덧붙였다.

■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도 ‘구태정치’ 비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가세했다. 자유한국당의 김방훈 후보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내고 "도민사회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조배죽' 세력 선거 관여 논란은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원희룡 후보가 '제주가 조배죽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을 두고 "누구라고 지칭도 안했는데 문대림 후보가 반격에 나선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장성철 예비후보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원희룡·문대림 후보가 한 발언들은 패거리 구태정치의 장본인임을 고백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문 후보에 대해서는 "구태정치의 당사자로 평가받은 전직 도지사를 끌어들이는 것이 촛불혁명정신인가"라고 되물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