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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 밀려드는 사건에 檢 "쉴 틈이 없어요"

가정의 달 5월, 밀려드는 사건에 檢 "쉴 틈이 없어요"
/사진=연합뉴스
"휴일에 가족과 쉬기로 했지만 일이 많아 그러지 못할 것 같아요"(서울중앙지검 A간부)
"지난해부터 휴일에 제대로 쉰 적이 없습니다"(서울남부지검 B검사)
검사들이 '가정의 달'인 5월에도 휴일을 반납한채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비리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재판에 넘기면서 한숨 돌리는 듯 했으나 강원랜드 채용비리·삼성의 노조 와해의혹·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등 사건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랜드 채용비리·삼성 노조와해·드루킹...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수사 부서들은 대부분 5월 공휴일에 쉬지 못한채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 강압적으로 휴일 업무 지시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사가 산적해 이같은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형사부 검사들은 매달 처리 사건이 400~500건에 달해 휴가나 휴일을 찾는 것은 엄두도 못낸다는 전언이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가정보원 수사팀 등 여러 부서에 파견된 형사부 검사들이 복귀했으나 여전히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한 검사는 "형사부가 사건이 제일 많은데다 인력 보충이 안돼 휴가나 휴일은 일찌감치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검찰은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수사외압 혐의를 받는 권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신병처리 방향을 놓고 고심중이다. 강원 강릉시가 지역구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기도 한 권 의원은 2013년 11월 자신의 비서관이었던 김모씨를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다. 검찰은 2건의 현직의원 체포동의안(홍문종·염동열)이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국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의 노조 와해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지난 4일 전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을 불러 노조설립 전후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여부를 집중 조사한 데 이어 윗선으로 지목된 삼성그룹과 삼성전자서비스 임원들을 소환, 사실관계를 파악중이다.

■일선 검사들 "인력 부족, 휴일 근무 불가피"
드루킹 댓글조작과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의혹 사건도 검찰 업무 가중요소다. 검찰은 경찰의 사건 송치에 대비, 보완수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 한 간부는 "후배 검사들에게 휴일에 일하라고 말한 적은 없지만 워낙 사건이 많아 본인들이 필요하다고 판단, 자청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검찰 공판부는 이 전 대통령과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 등 사건 공소유지에 매진하고 있다. 횡령과 취업청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 구청장은 최근 부하 직원에게 증거인멸 지시를 한 혐의가 추가됐다. 또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허위 비방 혐의로 1심에서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